예금보험공사(예보)가 저축은행 파산 주범이 숨겨둔 90억원대 해외 자산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예보가 그 동안 회수한 해외 은닉자산 가운데 최대 금액이다.
예보는 11일 으뜸저축은행이 파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부동산개발업자 장모(58)씨가 캄보디아에 차명으로 숨겨둔 부동산을 발견하고 현지 소송을 통해 800만달러(약 92억원)를 회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씨는 저축은행 경영진과 짜고 대출한도가 넘는 980억원을 불법 대출한 뒤 이를 갚지 않아 2010년 4월 으뜸저축은행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장씨에 대한 예보의 ‘작업’은 그가 3년 6개월 간의 복역을 마치고 캄보디아로 건너간 2013년 시작됐다. 장씨가 차명으로 사뒀던 프놈펜시 인근 100만㎡ 규모의 신도시 부지를 자신의 소유로 명의 변경한 사실을 감지한 것이다. 예보는 즉시 소송에 착수했다.
장씨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가압류와 해지 조치가 반복되고 쌍방간 형사 고소가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장씨가 몰래 해당 부동산을 매각한 사실도 드러났다.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뻔했지만, 예보는 일간지에 광고를 냈고 가까스로 부동산 매수자를 찾을 수 있었다. 예보가 장씨와의 현지 소송에서 승소하자 부동산 매수자가 매매 대금 800만달러를 장씨가 아닌 예보에 지급하기로 하면서 길었던 회수 절차는 마무리됐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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