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중국과 일본 에너지 정책 전문가들을 만나 “환경ㆍ에너지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3국 도시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 집무실에서 에너지정책 전문가인 오노 데루유키(62) 일본 자연에너지재단 상임이사와 유공(54)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소 교수연구원을 만나 ‘베이징ㆍ서울ㆍ도쿄 3개 도시의 환경ㆍ에너지 정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서울시는 올해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자립 도시를 만드는 ‘원전 하나 줄이기 2단계’를 선언하고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좌담은 이날 개최된 ‘2015년 서울국제에너지콘퍼런스’ 행사의 일부다.
박원순=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2주 뒤에 시작된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고 있나.
오노=일본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26%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이 세계 5위 배출국인 만큼 더 야심 있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본다.
유공=중국도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국가 시스템을 201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65%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화석에너지 사용을 20% 줄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원순=현재 중국 에너지 정책에 대해 설명해달라.
유공=시진핑 주석이 발표한 에너지 혁명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국내 에너지 전문가들은 현재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대기질과 에너지 효율 정책을 꾸준히 쇄신하는 것과 시민들이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것, 도심 빌딩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 마련,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술과 상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박원순=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최근 일본에서 원전을 재가동했다는데, 현재 일본의 상황이 궁금하다.
오노=지난 8월 규슈전력의 센다이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재가동됐다. 일본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에너지 믹스 전략에 따르면 전체의 20~22% 에너지를 원전에서 충당하게 된다. 이것만 놓고 보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지역 정부 경우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원전 사고 이후 재생에너지 관심이 늘어 현재 10만 가구가 사용 중이고, 에너지 효율성도 증가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정전 사태가 한번도 없었다. 지역 정부와 공동체들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 체계를 확립해 가고 있다.
박원순=서울의 경우 원전 에너지 줄이기 사업을 시작한지 4년 만에 에너지 자립도가 2.8에서 4.7% 높아졌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 도시에서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유공=중국의 경우 태양광발전소 설비 용량이 독일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높고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예전에는 건물 옥상에만 설치했는데 지금은 통합적인 태양광 설비를 건물에 설치하는 수준이 됐다. 미래에는 태양광 설비를 건물에 단순 설치 하는 게 아니라 건축의 한 요소로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할 것으로 본다.
박원순=서울과 도쿄, 베이징은 호흡 공동체다. 도쿄는 대기질 개선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고, 왕안순 베이징 시장은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정책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환경 분야에서 세 도시가 협력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유공=베이징의 경우 톈진 등 주변 도시와 동맹관계를 구축해 대기질 문제 해결에 협력하고 있다. 세 도시가 ‘삼각 도시 동맹’을 맺으면 환경 신기술 정책을 함께 고민ㆍ연구할 수 있고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그림 2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집무실에서 유공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 위원, 오노 데루유키 일본자연에너지재단 상임이사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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