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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톡톡 타이완] 먼저 다가서는 최고참,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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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톡톡 타이완] 먼저 다가서는 최고참, 이대호

입력
2015.11.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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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대만)=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시속 150km의 공을 맞았다고 생각해보세요."

상상만 하더라도 아찔한 순간이다. 하지만 프리미어 12 야구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이대호(33·소프트뱅크)는 책임감으로 그 아픔까지 참아내고 있다.

지난 10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대표팀의 공식 훈련을 마친 이대호가 오른쪽 배팅 장갑을 벗자 테이프가 감긴 손이 보였다. 그는 지난달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오른 손바닥에 볼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대호는 "손가락에 맞으면 골절이 될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오른 손바닥으로 공을 막았다. 공에 맞는 순간 '대표팀은 나갈 수 있겠나' 싶더라. 정말 너무 아팠다. 우승 후 헹가래를 하는데 아이싱을 하느라 나만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부상은 대표팀에도 '빨간 불'이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대회를 앞두고 열린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에도 먼저 나서 경기에 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등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쉰다고 마음이 편하겠는가. 대표팀에 뽑힌다는 건 좋은 거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부상의 여파를 온전히 털어내지 못해 100%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그가 묵묵히 땀을 흘리는 이유다. 그는 "이렇게 테이핑을 하고 치는 것도 처음이다"면서도 "이제 손바닥에 힘이 들어간다"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이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 올림픽 등 5개의 국제대회를 뛰었다. 강산이 한 번 변할 만큼의 시간 동안 대표팀을 지켜오면서 어느덧 최고참이 됐다. 그는 "대표팀에 오면 분위기는 항상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엔 최고참이라는 게 달라졌다. 이제 (정)근우(한화)랑 나랑 둘이서만 논다. 왕따 비슷하게 된 것 같아 서글프다"며 웃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이대호는 이번 대표팀에서 중심 타자 외에 '파이팅'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날도 두 시간의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시종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표팀 최고참인 만큼 무게를 잡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더 파이팅을 내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이대호는 "어릴 땐 선배들에게 이런 것 저런 것을 물어보곤 했는데 이제는 내가 신경 쓰는 게 많아졌다"며 웃었다.

대선배의 농담과 격려에 선수단 분위기도 활기차다. 이대호는 "근우랑은 어릴 때부터 파이팅을 많이 냈다. 졌다고 분위기가 안 좋은 것보다 즐겁게 하는 게 좋지 않나. 경기를 하다 보면 질 때도 있다. 지나간 건 잊고 최선을 다해 다음 경기에선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개막전 패배를 빨리 털어버리자는 뜻이다.

이대호는 "밖에서는 동기부여가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모든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면 더 열심히 한다. 아픈 사람도 다 열심히 하게 돼 있다. 시즌이 끝난 후라 다들 피로가 쌓여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모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들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며 "쉬는 날에도 모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더라. 각자 알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사진=이대호. /임민환기자

타이페이(대만)=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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