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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추가 건설 땐 年 1,387명 조기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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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추가 건설 땐 年 1,387명 조기 사망

입력
2015.11.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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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위해성 평가’ 보고서 발표

“그중 초미세먼지로만 연간 1144명”

고령화 탓 사망자 더 늘어날 수도

“국민건강 무시한 정책 추진” 지적

2013년 확정한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화력발전소 28기를 추가 건설할 경우 전국에서 연간 1,387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화력발전소 증설로 국토 전반이 받게 될 영향평가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국민건강을 무시한 정책 추진이란 비판이 나온다.

30년간 4만1,600명 조기 사망 초래

10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발표한 ‘화력발전소 운영에 따른 위해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석탄발전 24기에 28기(석탄발전 24기ㆍ액화천연가스발전 4기)가 추가 건설 됐을 때 여기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PM2.5)로 연간 1,144명, 오존(O₃)으로 연간 243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4,762명의 29%에 달하는 수치다. 발전소 내구연한이 30년인 것을 감안하면 4만1,61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연구는 두 과정으로 진행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개발한 대기질 예측모델(CMAQ)을 이용, 전국을 가로 세로 9㎞ 격자로 나눈 뒤 화력발전소의 초미세먼지ㆍ오존 배출량과 기상예측자료를 넣어 지역별 오염도를 계산했다. 이렇게 산출한 초미세먼지ㆍ오존의 농도와 각 지역의 연령대별 인구수를 대기오염물질 오염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농도반응함수(CR-function)에 넣어 조기 사망자 수를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 조기 사망자 수는 이번 연구의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연구를 진행한 문난경 KEI 국토정책평가실장은 “화력발전소가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을 2010년 인구표본에 적용해 사망자 수를 산출했는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 숫자는 이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 7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제6차 계획보다 화력발전소를 6기 더 증설, 2029년까지 화력발전소 34기를 짓기로 했다.

연간 경기 283명ㆍ서울 200명 조기 사망

이번 연구에서 화력발전소 28기가 완공되면 전국의 초미세먼지는 하루 평균 농도가 1㎥당 24.56㎍(마이크로그램ㆍ1㎍은 100만분의 1g)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초미세먼지 대기환경기준치(1㎥당 50㎍)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 화력발전소만의 영향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로 인한 시도별 연간 조기 사망자 수는 경기가 2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200명, 충남 105명, 인천 78명, 경남 66명, 경북 63명이 뒤를 이었다. 앞서 올해 3월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와 미국 하버드대가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도 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른 화력발전소 증설로 연평균 조기사망자 수가 1,100~2,800명에 달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보다 30배 가량 작아 세포벽을 직접 통과해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폐질환은 물론이고, 심근경색, 당뇨병 등의 질병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구분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매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 등 오염물질로 미국에서 연간 1만7,000여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은 고농도 오존 지역으로 변해

화력발전소가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에서 생성되는 오존 역시 골칫덩이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학 반응해 오존을 만든다. 지구의 보호막인 성층권의 오존층과 달리 대기권의 오존은 호흡기 질환 등을 초래한다. 국내에서는 1995년부터 오존경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존으로 인한 연간 조기사망자는 243명으로 분석됐다. 화력발전소 중점 건설지역인 충남ㆍ강원과 맞닿아 있고, 인구가 많은 경기가 56명으로 조기사망자가 제일 많았다. 이어 서울 47명, 경북 18명, 경남 17명, 부산 15명의 순이었다. 전국의 8시간 평균 오존 농도는 환경기준치(60ppbㆍ1ppb는 1000분의 1ppm)의 1.5배인 94ppb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강원의 경우 동해안 등에 건설 예정인 화력발전소 10기의 영향만으로 8시간 평균 오존 농도가 11.74ppb 증가(환경기준치의 20%)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난경 실장은 “강원도는 대규모 산업단지와 발전소 개발이 예정돼 있어 대기질이 점차 악화할 것”이라며 “청정한 지역이란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고농도 오존오염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력 부족을 이유로 화력발전소 증설을 추진 중이지만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는 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관계자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발전시설의 환경성 등은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업자들이 발전소 인허가를 받을 때 환경영향평가를 하지만 해당 지역 인근에 그친다.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대기오염물질의 특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KEI 측은 발전소 등을 세울 때는 광역 단위의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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