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아웅산 수치 여사가 10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국정을 이끄는 지도자가 될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이라는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를 인용해 “필요한 대로 대통령을 찾겠지만 내가 집권당 지도자로서 모든 사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인 남편과 결혼한 수치 여사는 외국인을 배우자로 두거나 외국 국적 자녀를 가진 국민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에 따라 NLD가 최종적으로 집권을 하더라도 실제 대통령으로 취임할 수는 없다.
한편 이날 밤 9시까지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총 선거 대상인 498석 가운데 121석(상원 33석, 하원 88석)에 대한 개표가 마무리됐으며, 이 가운데 NLD가 107석을 가져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가 개표 결과를 늑장 발표하는데 대해 “속임수를 쓰는 것 같다”고 밝힌 NLD측은 이날 “자체 조사 결과 의석의 82%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공식적인 승리를 공표하기도 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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