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급증 가격 하락 불가피
콩 재배 농가 대책 마련 촉구
국내 콩나물콩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인 제주지역 콩 재배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콩나물콩이 풍년을 이뤘지만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제주도와 제주콩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도내 콩나물콩 예상생산량은 약 8,000톤으로, 지난해 4,900여톤에 비해 3,000여톤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올해 콩나물콩 재배 면적이 6,409㏊로 지난해 6,062㏊에 비해 5.7% 늘었고, 태풍 등 자연재해도 없어 작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 부진과 외국산 콩나물콩 수입량 급증 등으로 지난해산 국산 콩나물콩 재고량이 700톤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올해산도 풍작을 이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도내 콩 주산지 농협들은 올해산 콩나물콩을 수매하면서 상품기준 콩 한가마당(40㎏) 선지급금으로 10~12만원을 책정했다.
도내 콩 주산지 지역 농협 조합장들로 구성된 제주콩협의회가 12월 중순 시장가격 등을 반영해 최종 수매가격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지난해 수매가격인 22만8,000원에 비해서는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콩나물콩 수매가격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6만원으로 동결된 상태다.
이처럼 올해산 콩나물콩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주지역 농민단체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안덕면농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와 제주도는 제주농업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이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농민의 처절한 외침을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우리들은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앞서 전국농민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도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와 농협은 올해산 콩 값 하락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콩협의회 관계자는 “올해산 콩나물콩 시장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변동 사항을 지켜본 후 12월 중순 최종 수매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도 관계자도 “콩나물콩 재배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협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가격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난해산 콩나물콩 재고량를 소진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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