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대수명 불평등… 서초구 부자가 화천군 저소득층보다 15년 더 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대수명 불평등… 서초구 부자가 화천군 저소득층보다 15년 더 길다

입력
2015.11.10 18:57
0 0

전국 소득 상위20% 평균 83.7세… 하위20%는 6.12년 짧아

고소득층 기대수명 상위 5곳 서초·수지·분당·강남·과천

서울 서초구의 고소득층은 강원 화천군의 저소득층보다 15년이나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할 뿐 아니라 오래 산다는 ‘건강 불평등’이론이 국내에서 실제로 증명된 것이다.

강영호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10일 서울 마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강 교수는 2009~2014년 국민건강보험 자료 2억9,400만건과 146만명의 사망신고자료를 토대로 전국 17개 시도와 252개 시군구의 소득수준에 따른 기대수명을 분석했다. 지역별 기대수명 차이를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기대수명은 0세의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년 수를 뜻한다.

이번 연구 결과 전국의 모든 시군구에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기대수명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전국 평균으로 따지면 소득 상위 20%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83.70세로, 소득 하위 20%에 속한 이들(77.59세)보다 6.12년 더 길었다. 소득과 거주지에 따라 기대 수명은 15년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고소득층(상위 소득 20%)의 기대 수명은 86.19세로, 강원 화천군에 사는 저소득층(하위 소득 20%)보다 15.2년이나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서초구는 고소득층의 기대 수명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강원 화천군은 저소득층의 기대 수명이 가장 낮은 지역이다.

같은 지역에 살더라도 소득 수준의 분포에 따라 기대수명의 편차가 심했다. 시군구를 기준으로는 같은 지역 내에서 소득에 따라 기대수명이 짧게는 2년, 길게는 12년까지 차이가 났다. 강원 화천군의 경우 소득 상위 20%의 기대수명은 83세였지만 소득 하위 20%의 기대수명은 71.01세로 고소득층이 12년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 용인 수지구는 소득 상위 20%의 기대수명(86.12세)과 소득 하위 20%의 기대수명(84.30세)이 2년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광역시도를 기준으로 지역내 소득수준별 기대수명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강원이었다. 강원의 고소득층은 기대수명이 83.05세로 이 지역 저소득층(74.96세)보다 8년을 더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울산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기대수명 차이가 4년에 불과해 소득수준별 격차가 가장 적었다. 강영호 교수는 “소득계층별 기대수명의 격차가 낮은 지역일수록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서초구 다음으로 고소득층의 기대 수명이 높은 곳은 경기 용인 수지구(86.12세) 경기 성남 분당구(86.04세) 서울 강남구(85.97세) 경기 과천(85.95세) 등 주로 상류층과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 지역이었다. 반면 저소득층의 기대수명이 낮은 곳은 강원 화천군을 비롯해 철원군(71.18세) 경기 가평군(71.28세) 전남 고흥군(71.97세) 경북 청송군(72.15세) 등 소득이 낮고 고령자가 많은 농어촌 지역이었다. 강 교수는 “교육수준 등 사회경제적 조건들이 좋지 못한 지역일수록 기대 수명이 낮고, 소득계층별 기대수명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며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삶의 모든 영역에서의 정부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