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일명 학습하는 기계, 즉 머신 러닝 사업의 확대를 공표했다. 머신 러닝이란 각종 자료들을 분석해 학습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한 단계 진보된 스마트 기기를 말한다.
구글은 10일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즈 모리타워에서 12개국 100여명의 기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더 매직 인 더 머신’ 기자간담회를 갖고 머신 러닝의 확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컴퓨터들은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입력된 자료 처리에 그쳤지만 머신 러닝은 인터넷으로 수집한 광범위한 자료를 분석해 상대방의 의도를 예측하고 반응한다.
이와 관련해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구글이 개발한 머신 러닝 기술인 ‘텐서 플로우’를 인터넷(tensorflow.org)에 무료 공개했다. 이날 화상으로 기자간담회에 참가한 슈미트 회장은 “머신 러닝의 미래와 한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머신 러닝이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는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에서 인간을 해방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글은 머신 러닝의 다양한 적용 사례를 선보였다. 대량 광고성(스팸) 메일의 경우 지금까지 스팸에 자주 등장하는 특정 단어를 걸러내라고 지정해야 차단됐지만 머신 러닝 기술이 적용된 소프트웨어는 이용자들이 스팸 처리한 메일을 분석한 뒤 스스로 알아서 처리한다. 구글은 정확도가 99.9%라고 밝혔다. 머신 러닝으로 사람들의 실제 언어사용 습관을 반영한 번역프로그램의 오류 비율은 23%에서 8%로 떨어졌다.
구글은 머신 러닝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리플라이’ 서비스도 내놨다. 메일 내용을 분석해 간단한 답변으로 충분한 경우 적당한 응답메시지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무엇보다 머신 러닝은 기기가 사례 학습을 통한 오류를 계속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그렉 코라도 구글 선임연구자는 “머신 러닝 아이디어는 나온 지 30년 됐지만 최근 수많은 데이터를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며 “관련 연구팀만 구글 내에 100개에 이를 정도”라고 강조했다.
도쿄=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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