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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부럽지 않다... 재개봉작 흥행 반란

입력
2015.11.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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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5일 재개봉해 예상 밖 흥행성과를 올리고 있다. 노바미디어 제공
10년 전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5일 재개봉해 예상 밖 흥행성과를 올리고 있다. 노바미디어 제공

따끈한 최신작도, 몇 년 전 대형 흥행을 일군 상업영화도 아니다. 10년 전 개봉했다가 20만명도 채 못 만나고 극장가를 쓸쓸히 떠났던 영화다. 그런데 재개봉해 깜짝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재개봉작 ‘이터널 선샤인’이 지난 5일 상영하자마자 다양성영화 일일 흥행순위 1위에 오른 뒤 9일까지 5일 연속 흥행순위 정상을 차지해 극장가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터널 선샤인’의 흥행 돌풍으로 재개봉 영화에 대한 편견과 함께 영화 시장의 판도까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영화는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사랑의 면면을 판타지 요소로 보여줘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터널 선샤인’은 첫 날 8,865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 찾은 뒤 9일까지 6만3,796명이 관람했다. 대만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지니고 있었던 재개봉 영화 최고 흥행 기록(5만6,425명)도 재개봉 첫 주에 간단히 넘어섰다. 이변이 없으면 첫 개봉 당시 흥행 성적(17만2,774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개봉 영화가 개봉 당시보다 더 많은 관객과 만나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게 됐다.

2012년 재개봉 바람이 불었을 때 극장가의 시선은 냉소적이었다. 특정 영화의 소수 열성팬들을 겨냥한 복고 마케팅이라는 평가와, IPTV 가입자 확대로 급격히 팽창한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을 조준했다는 분석이 따랐다. 기껏해야 ‘추억팔이 상품’을 판매하는 좁은 틈새시장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2013년 ‘러브레터’와 ‘레옹’이 재개봉해 각각 4만여명의 관객을 모았지만 작은 이변 정도로 치부됐다. ‘러브레터’는 많은 사람이 불법 복제 테이프로 접했고, ‘레옹’은 1995년 개봉 당시 크게 흥행했던 영화라 재개봉 성적도 남다를 만했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또 보는 재관람 문화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2008년 개봉 당시 관객(10만722명)의 반을 넘어서는 재개봉 성과를 올리면서 재개봉 영화에 대한 인식이 바꾸는 계기가 마련됐다. 종영 뒤 온라인을 중심으로 뒤늦게 난 입소문이 재개봉작 흥행의 주요인이었다.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관객이 아닌 새로운 관객들이 극장가를 찾으며 예상 밖 흥행을 기록했다.

‘이터널 선샤인’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는 올댓시네마의 김태주 실장은 “2005년 종영 뒤에야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멜로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며 “재개봉 소식만으로 포털사이트의 주요 검색어로 올랐을 때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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