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재도약을 꿈꾸는 미네소타가 박병호(29·넥센)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박병호의 포스팅 최고액을 응찰한 구단은 미네소타 트윈스였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1억826만 달러)로 전체 30개 팀 중 18위에 그치는 등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스몰 마켓'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박병호와의 우선 협상권을 따내기 위해 1,285만 달러(약 147억원)를 적어낸 주인공으로 밝혀지자 의외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미네소타의 행보를 살펴보면 박병호 포스팅은 미네소타의 야심찬 승부수로 풀이할 수 있다.
미네소타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2000년대에 6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11년 지구 최하위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타며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암흑기를 끝내기 위해 구단이 움직이는 중이다. 특급 유망주 미겔 사노(22)와 바이런 벅스턴(21)을 전격 기용하면서 메이저리거로 키워내기 시작했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도 선수들을 끌어 모으는 등 투자에 나서면서 '시간을 거슬러' 다시 강팀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송재우 한국스포츠경제 해설위원은 "2년 전부터 미네소타 구단이 돈을 풀기 시작했다. 어느새 팀 연봉도 1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길게는 3년, 짧게는 내년을 보고 승부를 내보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병호의 포스팅 응찰이 즉흥적인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타선 보강을 위해서는 우타 거포인 박병호가 제격이라는 평가다. 미네소타는 원래 포수였던 조 마우어(32)를 1루수로 돌리면서 공격력 강화를 기대했지만 마우어는 올해 10홈런, 장타율 0.380에 그치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미네소타는 최근 몇 년간 1루수들의 장타율이나 OPS(출루율+장타율)가 떨어졌다. 박병호를 영입한다면 좌타자인 마우어와 우타자인 박병호를 1루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맡기면서 모두 기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중부지구 2위에 올랐으나, 팀 타율 0.247(아메리칸리그 14위)에 156홈런(10위), 장타율 0.399(12위)로 팀 타격은 하위권이었다. 팀 내 최다 홈런도 브라이언 도저의 28개다.
박병호의 포지션 경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송 위원은 "강정호(피츠버그)보다 주전 경쟁은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며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서는 사노는 현재 박병호의 가장 큰 경쟁자로 꼽히지만, 외야수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3루수 트레버 플루프(29)와 포지션 충돌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플루프는 홈런 수가 22개였지만 정확도가 뛰어난 타자는 아니었다"며 "플루프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박병호.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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