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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α’ 수익 채권혼합형펀드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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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α’ 수익 채권혼합형펀드 어때요?

입력
2015.11.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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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한 지점에서 직원과 고객이 상담을 나누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의 한 지점에서 직원과 고객이 상담을 나누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40대 직장인 김지영씨는 올해 초 만기가 된 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500만원을 펀드에 투자했다. 기준금리가 더 떨어져 정기예금 이자가 2% 중반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여러 상품 가운데 김씨가 선택한 것은 채권혼합형상품이었다. 펀드 투자는 처음이었던 만큼 손실 위험이 적으면서도 은행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점에 주목했다. 10개월이 지난 현재 수익률은 대략 5% 안팎. 김씨는 “주변에 주식형 펀드로 더 많은 수익을 낸 사람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은행 예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도전해볼 만한 상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1%대 예금금리에 미국과 중국발 변수로 주식시장이 자주 출렁이면서 채권혼합형펀드가 재테크의 대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금손실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은행 이자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겐 안성맞춤으로 여겨진다. 향후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채권혼합형펀드의 인기도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주식과 예금 사이… 장기투자에 적합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6일까지 국내 채권혼합형펀드로 5조1,04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전체 유입자금(1조2,474억원)의 4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특히 펀드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국내 주식형펀드가 같은 기간 4조9,087억원이나 순유출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법률적으로 채권혼합형펀드란 주식관련 자산 투자비중이 최대 50% 미만인 펀드를 말한다. 채권 투자는 최대 90%까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는 자산의 60% 가량을 우량 국공채에 투자해 일정한 이자 수익을 챙기고 나머지 40% 미만은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 탓에 증시가 강세일 때는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반대로 증시가 약세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 실제 올해 채권혼합형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6일 기준 3.44%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6.38%)보다 낮고, 국내 채권형펀드 수익률(2.39%)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예금+α’를 기대하는 투자자의 기대치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수치다.

장기투자에 적합하다는 특징도 있다. 채권혼합형펀드의 1년(3.19%), 2년(6.61%), 3년(10.98%), 5년(16.50%) 수익률을 보면 장기로 갈수록 완만하지만 계단식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등이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급등락을 반복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과로 신뢰를 쌓아온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채권혼합형펀드는 은행예금의 대체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사별 채권혼합형 설정액 잔고 증감을 살펴보면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권의 판매가 많았다”며 “예금이나 적금 위주로 자산관리를 하던 은행 고객 일부가 넘어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처 선택 신중히 해야

전문가들은 같은 채권혼합형펀드라도 상품별로 수익률이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주식형 자산의 투자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40% 미만인 주식형 부분을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실제 연초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채권혼합형펀드는 ‘동부바이오헬스케어30’(14.22%), ‘NH-CA퇴직연금중소형주자’(14.20%) 등 헬스케어나 중소형주에 투자한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주식 분야 수익률이 높았던 게 전체 수익률 상승까지 이어졌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변동성이 큰 투자였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 모은 ‘KB가치배당40자’과 ‘KB퇴직연금배당40자’의 경우 수익률이 4.73%와 5.28% 수준에 머물렀다. 이 펀드들은 퇴직연금이나 가치주, 배당주 같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식에 투자한 상품들이었다. 조충현 한국펀드투자연구소장은 “채권혼합형펀드 본연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대체로 낙관론이 주를 이룬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국내외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금리의 변화에 따라 채권금리가 변화할 경우 수익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수현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국내 채권금리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채권부분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했지만, 내년 이후에는 채권금리의 추세 변화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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