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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3년 가뭄 계속될 가능성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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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3년 가뭄 계속될 가능성 크다 ”

입력
2015.11.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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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인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져 3년 가뭄이 들 가능성이 큽니다. 상황이 올해와 달리제한급수 지역이 확대될 수밖에 없어요. 이제는 물 소비 습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지난 주말부터 9일 오전까지 전국에 내린 비가 반가웠던 사람은 농민들만이 아니었다. 국가 기상정책을 책임진 고윤화(61) 기상청장도 모처럼 ‘좋은 날씨’ 덕에 활짝 웃었다. 가뭄 탓에 요즘 기상청에서 좋은 날씨란 ‘화창한 날씨’가 아니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로 통한다. 주말 사이 내린 비는 전국 평균 44.4mm. 이달 전체 강수량에 맞먹는 수준이나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9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청사에서 한국일보가 만난 고윤화 기상청장/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9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청사에서 한국일보가 만난 고윤화 기상청장/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이날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청사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고 청장은 “하늘에 기우제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조만간 가뭄이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지가 평년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비가 400mm 이상 더 내려야 하는데 올해 남은 달 평년 강수량은 130~200mm 수준이다. 고 청장은 “3~5월 강수량도 연중 강수량의 18%에 불과해, 내년 봄비에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며 “더 큰 문제는 내년 여름에도 ‘마른 장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이라고 했다.

그가 지금 가장 바라는 호재는 내년 봄 가뭄이 오기 전인 이번 겨울에 폭설이 내리는 것이다. 겨울 눈이 많이 내리면 녹은 눈이 지표수가 되면서 봄 농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고 청장은 “눈으로 해갈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결국 가뭄이 일상화할 수 있다고 보고 물 부족에 대비하는 일이 절실해졌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기상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가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로 보고 있다. 앞으로 빈번하고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가뭄 업무는 기능에 따라 각 부처에 퍼져 있다. 강수량 측정 등 예보는 기상청이 맡고, 댐 수위 조절 등 물 관리는 국토교통부가, 가뭄 발생시 재난관리 지휘는 국민안전처가 담당하는 식이다. 고 청장도 "지금까지 가뭄은 홍수나 태풍에 피해 체감도가 떨어져 가뭄 발생 때만 관련 기관들이 대책회의를 열어 임시 대응에 그쳐왔다”고 인정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는 관련 기관들이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를 하고 과거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야만 효율적인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며 체계적인 가뭄 대책을 강조했다.

기상청은 올해 1월 가뭄전담 기구인 방재기상팀을 신설하고 장기 가뭄 예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고 청장은 “지금까지는 강수량만으로 가뭄 지표를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는 토양의 수분이나 지역별 특성 등을 고려한 복합모델을 만들어 6, 9개월, 1년 단위 장기 예보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도 지난달 범정부 가뭄대책 태스크포스(TF)인 ‘물관리협의회’를 출범하고 상설기구화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가뭄대책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절수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고 청장은 지적했다. 내년까지 3년 가뭄이 이어지면 현재 충청 지역에서 이뤄지는 제한급수가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 청장은 “없는 물을 만들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기존에 있는 물을 아끼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분명 우리 사회에는 ‘물 쓰듯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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