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년 만에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를 찾았다. 막대한 적자를 본 계열사 현장을 찾은 것이어서 해석이 분분하다.
9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경남 거제시 장평동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전격 방문했다. 이 부회장의 거제조선소 방문은 삼성전자 전무 시절이던 2007년 이후 8년만이다. 이 부회장은 조선소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 경영진으로부터 최근 조선업계 상황, 수주 및 건조 동향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조선소 방문은 요즘 삼성중공업 상황과 맞물려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추진하다가 무산됐다. 여기에 2분기 1조5,000억원대 영업손실, 3분기에도 100억원 적자를 내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또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에 착수한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그룹 사업 중 화학사업을 매각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하는 차원에서 조선소 방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부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방문을 동요하는 직원들을 추스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그동안 경기 수원·화성 등 삼성전자 캠퍼스와 미국 법인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면서 현장 애로를 청취하고 임직원을 격려해 왔다”며 “통상적인 사업장 방문으로 현장 경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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