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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멍청아! 막말 나와야 리얼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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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멍청아! 막말 나와야 리얼예능?

입력
2015.1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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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조영남 등이 출연하는 KBS2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김수미 조영남 등이 출연하는 KBS2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윤고운(PD)이 나와!”

가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미명하에 리얼 예능 프로그램들이 한도를 넘어 거칠어지고 있다. 반말에 막말 등으로 점철돼 시청자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오히려 불쾌할 지경이다.

비난의 화살을 받는 건 KBS2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다. 김수미 조영남 송해 등 60대에서 80대 출연자들이 나오다 보니 반말과 막말이 난무한다. ‘나를 돌아봐’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6일 2주 연속으로 충남 예산의 삽교초등학교로 가을 운동회를 떠난 내용이 방영됐다. 운동회를 하러 예산까지 내려가는 것에 불만을 품은 김수미는 담당 PD의 이름을 부르며 “윤고운이 나와봐!”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도 모자라 “넌 PD고 우린 출연자다. 왜 그 먼 삽교까지 출연자를 몰고 가느냐고 (조영남을) 혼내라. 왜 세게 나가지 못하느냐”고 호통을 쳤다. 연장자라는 이유만으로 다짜고짜 PD를 불러 세운 것이다.

이어지는 장면은 더 충격적이었다. 김수미의 부름에 카메라 앞에 선 윤 PD가 “무서워서요” “죄송합니다”라며 주눅 든 모습을 일관했다.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선보이는 최종 책임자인 PD가 출연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 시청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한 번에 깨뜨려 버렸다.

“나를 정면으로 찍으라”며 매번 카메라 감독과 VJ들을 향해 “야!” “너!” 등 고성을 지르는 조영남과 “이 멍청아!”를 외쳐대는 김수미의 발언은 재미를 위한 편집이라기엔 도가 한참 지나친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워낙 개성이 뚜렷하다 보니 제작진의 애환을 담아낸다는 게 불필요한 장면까지 들어간 것 같다”며 “편집할 때 주의를 더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만이 도박 사건 후 3년 만에 복귀한 OtvN 예능 프로그램 ‘쓸모 있는 남자들’.
김용만이 도박 사건 후 3년 만에 복귀한 OtvN 예능 프로그램 ‘쓸모 있는 남자들’.

논란 연예인에는 관대한 관행도 문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을 시청자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출연시켜 면죄부를 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상습도박혐의로 3년여의 공백기를 깨고 OtvN ‘쓸모 있는 남자들’에 복귀한 김용만은 “난 전산장애다. 은행 전산장애”라며 “3년 간 입금이 안 된다”고 자책했지만 공감을 얻는 데에는 실패한 듯하다. 그저 예능 프로그램에 맞게 농담조로 일관하는 모습이 진정 반성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 제작진들이 자극적인 상황에 점점 무뎌지고 있다”며 “시청률에 대한 강박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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