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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이어 1조원, 한미약품 또 수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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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이어 1조원, 한미약품 또 수출 대박

입력
2015.11.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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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연이어 조 단위 신약 수출을 이뤄내며 국내 제약업계에 수출 신화를 쓰고 있다.

한미약품은 9일 미국 제약회사 얀센과 수출 계약을 맺고 자체 개발 중인 당뇨병 및 비만 치료 신약을 총액 9억1,500만달러(약 1조원)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약은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나 식욕 억제를 돕고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 생물(바이오)의약품이다. 약효를 오래 지속시키는 자체 기술을 적용해 1주일에 한 번만 투약해도 당뇨병이나 비만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계약금은 1억500만달러(약 1,160억원)이고 임상시험과 허가, 상업화 등 단계별 진행에 따라 총 8억1,000만달러(약 9,300억원)를 받는다. 여기에 약품 출시 이후 두 자릿수 퍼센트의 특허료(로열티)도 추가로 받게 된다. 대신 얀센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이 약품을 독점 판매한다.

한미약품은 지난 5일에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3가지 당뇨병 신약 기술을 수출하기로 하고 총액 39억유로(약 4조8,00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사노피는 계약금으로 4억유로(약 5,000억원), 이후 단계별로 진행하면서 35억유로(약 4조3,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역시 약품 출시 후 두 자릿수 퍼센트의 로열티도 지급한다.

이 발표 후 한미약품 주가가 급등해 9일 시가총액이 2조8,000억원 가량 불어난 8조4,303억원을 기록하면서 LG전자의 시가 총액을 추월했다. 얀센 수출은 장 마감 후 발표여서 한미약품 주가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한미약품의 잇따른 수출 대박은 바이오 의약품을 통해 일어났다. 얀센과 사노피에 수출한 신약은 모두 바이오 의약품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사람을 비롯한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을 원료로 제조한다. 고유의 독성이 적고 작용 기전이 명확해 기존 화학합성 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2년 전체 의약품 시장의 약 16.4%를 차지했고, 내년에 2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한미약품이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돋보이는 수출실적을 거둔 것은 남다른 투자 덕분이다. 한미약품은 2005년 이후 매출액의 8~2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한미약품의 누적 R&D 투자액이 9,000억원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바이오 의약품에 집중한 것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연구진이 실험용기를 살펴보며 연구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누적 투자액은 지난 5년간 5,000억원에 이른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연구진이 실험용기를 살펴보며 연구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누적 투자액은 지난 5년간 5,000억원에 이른다. 한미약품 제공

그러나 한미약품이 얀센, 사노피에서 받기로 한 금액을 모두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임상시험 도중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견되거나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 신약으로 출시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오 의약품은 일반적인 화학합성의약품보다 임상시험 성공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글로벌 리더 제약사들이 우리 기술의 가치를 인정한 점이 기쁘다”며 “이번 계약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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