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배구 아카데미 설립해 인생 2모작 꿈꾸는 김호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배구 아카데미 설립해 인생 2모작 꿈꾸는 김호철

입력
2015.11.09 17:20
0 0

벼락 같은 호통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단박에 제압하던 김호철(60) 프로배구 전 현대캐피탈 감독. 승부의 세계에서 물러난 그는 한결 온화해진 모습이었다. 한동안 휴식을 취한 그는 이제 다시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김 전 감독을 9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그의 자택에서 만나, 배구계를 떠난 소감을 들어봤다.

김 전 감독은 2014년 10월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V리그 개막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필생의 라이벌 삼성화재와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당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우리가 벌써 환갑이다. 이번 시즌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라고 농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정말 우연찮게 동시에 물러나게 됐다”고 돌이켜봤다. 이제는 방송 중계를 통해 삼성화재 단장 겸 부사장이 된 신 전 감독의 모습을 보며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9일 경기 용인 자택 근처에서 만난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표정에서 근심과 걱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용인=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9일 경기 용인 자택 근처에서 만난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표정에서 근심과 걱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용인=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김 전 감독은 지난 3월 V리그 출범 이후 현대캐피탈이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하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결정에 “미련은 없다”라고 말한다. 이탈리아리그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2003년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복귀할 때 세운 목표는 첫 해에는 한번이라도 삼성화재를 이기고, 두 번째 해에는 삼성화재를 넘어서고, 세 번째 해에는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것이었다. 김 전 감독은 2005년 정규리그 우승, 2005~07시즌 챔프전 우승으로 목표를 다 이뤘다. 그가 “내 사퇴가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후회는 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휴식에 집중하는 사이 프로배구는 김 전 감독마저 생경할 정도로 변모했다. 삼성화재-현대캐피탈 전통의 라이벌구도는 허물어졌고, 40대 감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태웅(39) 감독의 ‘스피드 배구’로 새로운 색깔을 내고 있다. 김 전 감독은 “최태웅 감독은 ‘삼성 배구’와 ‘현대 배구’의 유산을 모두 가진 지도자”라며 “자신이 추구하는 배구를 정확하게 끌고 나가는 모습이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제 김 전 감독은 프로 세계로의 복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이탈리아 또는 한국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배구 아카데미’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프로배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는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프로배구단 연고지가 편중돼 있다. 내가 선수 시절에는 부산, 대구, 광주 등에도 배구팬들이 많았다”면서 “TV중계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관중이 경기장으로 모일 수 있도록 프로팀의 지역 분산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