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보이스피싱, 피해 줄었지만 수법은 진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 줄었지만 수법은 진화

입력
2015.11.09 17:17
0 0

경찰의 보이스피싱 단속률은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월 23일부터 10월 30일까지 100일간 하반기 특별단속을 통해 4,174건, 총 5,811명을 적발했다. 이들 중 603명은 구속했다. 상반기에도 경찰은 3월 9일∼6월 16일 사이 100일 간의 특별단속을 통해 2,990건을 적발하고 512명을 구속한 바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별단속 막바지인 10월에 피해는 284건으로 3월 1,002건과 비교해 72%나 줄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기법이 쌓이면서 기존에 범행했거나 범행을 준비 중인 피의자, 해외 조직 등이 잇따라 적발돼 피해 발생 감소와는 별개로 적발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적발 추이도 9월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특별단속 과정에서 드러난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법은 전보다 더 교묘하고 치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적발된 61명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기업과 같이 관리하고 있었다. 중국 길림성 용정시와 대련시의 아파트에 5~6개의 콜센터를 차린 이들 일당은 처음 일을 시작하는 조직원에게 합숙훈련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KT직원, 경찰관, 금감원 직원 등 각자의 적성에 맞는 역할을 부여해 전문화하기도 했다. 실적이 저조한 센터에는 실적이 뛰어난 조직원을 파견해 교육도 진행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수법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한 네티즌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명의가 도용된 계좌 때문에 피해를 본 수백 명이 자신을 고소했다는 것이다. 네티즌은 메시지에 적힌 사이트에서 자신에 대한 고소장을 확인하고 메시지의 내용이 진짜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확인 결과 이 사이트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만든 것으로, 피해자가 입력한 개인정보를 고소장에 적용해 피해자에 다시 노출한 후 피해자에게 돈을 뜯어내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밖에도 다양하면서도 대범한 수법이 많았다.

최근 적발된 한 조직원은 도로 한복판에서 피해자의 돈을 갈취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 9월 피해자와의 통화에서 피해자 명의 통장이 범죄 계좌로 개설돼 쓰이고 있다고 속였다. 피해자는 이를 쉽게 믿지 않았지만 직접 만나자는 그의 말을 무시하기 어려웠다. 결국 두 명은 경기 남양주의 한 도로에서 만났고 조직원은 피해자에게 위조된 검찰 수사관 신분증을 보여주며 5,000만원을 가로챘다.

보이스피싱과 연계한 침입절도도 성행하고 있다. 지난 9월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은 피해자에게 통장에 입금된 전재산을 현금화해 집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피해자의 집에 침입한 조직원은 실제로 김치냉장고에 3,000만원이 보관된 것을 확인하고 갖고 달아났다.

이런 형태의 범죄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포통장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은 ATM기에서 피해금을 연속해서 여러 차례 인출하지 못하게 하는 '지연인출제'를 확대하고, 계좌 이체 효과가 3시간 이후 나타나도록 하는 '지연이체제'를 도입했다. 덕분에 피해금 회수 비율은 30%에서 40%대로 증가했지만 새로운 형태의 범죄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