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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팝 고급화' 이끄는 투엘슨 "아이돌 원하는 쪽에만 맞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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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팝 고급화' 이끄는 투엘슨 "아이돌 원하는 쪽에만 맞췄다면…"

입력
2015.11.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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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 투엘슨. 작곡가 엘리(LE)와 제이슨, 작사가 박노엘로 구성된 3인조 프로듀싱 팀이다. 재즈와 R&B, 대중적인 팝 느낌을 버무려 고급스런 K팝에 관한 요즘 가장 뜨거운 작가 중 하나다. 처음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얼굴이 빛을 보기 힘든 작곡가 세계에서 온갖 풍파를 이겨냈다. 2010년 처음 나타나 최근 정규 2집 '1Year'을 내놓기까지 투엘슨의 험난한 5년을 들어봤다.

-유명 작곡가 틈에서 새 프로듀싱 팀으로 자리매김이 쉽지 않은데 용감한 길을 택했다.

"2010년 처음 셋이 뭉쳤다. 우리를 밀어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음악적인 확신이 있었다. 유행에 따라가지 말고 하고 싶은 우리의 색깔을 고수하고 싶었다."

-초반에 고생이 많았겠다.

"몸으로 다 부딪혔다. 웬만한 엔터테인먼트사의 업무를 셋이 다 했다. 언론사 보도자료를 직접 쓰고 방송국 돌고 뮤직비디오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편집했다. 하루는 감독, 하루는 스타일리스트 등 계란으로 바위 치는 걸 알면서 끝없이 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흩어지는 경우도 수두룩한데….

"돈 보고 했으면 못했다. 처음부터 작은 돈에 기뻐하고 나눠 썼다. 판권 수입은 모두 회사 공금으로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음악이 좋았지만 참 어려웠다."

-어려운 상황에 꼭 은인은 나타난다. 투엘슨에게는 누가 있었나.

"범키는 우리를 살려준 사람이다. 2012년 참 희망이 안 보이던 시기였는데 극적이었다. 피처링 생각도 안 했는데 지나가면서 만나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렇게 나온 범키와 도끼의 '더 레이디'가 1위를 했다. '강남스타일'이 1위하던 시기였는데 기적 같았다. 지금의 범키가 아니어서 대박은 생각도 못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왔다."

-숱한 역경을 거친 5년이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에일리와 같은 유명 가수와 작업하는 등 수면 위로 빨리 오른 편이다.

"앞서 말한 것 이상으로 수많은 벽에 부딪혔다. 음악적으로도 색깔의 방향성, 더 잘 해야되는 부담감에 매번 휩싸였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다고 자평한다. 빨리 괘도에 오른 것도 뿌듯하다."

-5년 전 상상했던 그림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완성한 편인가.

"10%?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프로듀서로서 노력을 더해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 적진 안으로 들어오니 더 무섭다.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점점 좁아진다. 무림의 고수가 너무 많다. 최고를 지향하기 보단 R&B와 팝을 혼합한 투엘슨의 색깔을 잘 보여주고 싶다."

-대중적 인지도를 생각하면 아이돌 음악이 지름길인데 기피하는 쪽인가.

"생각은 열려있지만 우리만의 원칙이 하나 있다. 아이돌이 원하는 것에 맞춰 주기 보다 우리가 쓴 좋을 곡을 선별해주면 더 좋아할 수 있다."

-이번 앨범에는 무엇을 담았나.

"하루 같은 1년, 1년 같은 하루, 쳇바퀴 도는 삶 속에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담았다. 듣고 공감, 위로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우리도 아티스트로 살지만 또 다른 아티스트와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역시 담겼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 그 속에 아침을 잃어버렸지만 대신 근사한 새벽을 얻지 않았나. 방황하는 청춘의 얘기를 했다."

-그 청춘들에게 경험을 토대로 한마디 하자면.

"끝이라고 생각할 때, 그 것이 외로움이든 금전적이든, 한 단계 발돋움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도 극한의 경험을 두 번 정도했다. 용기를 내라. 한 발짝 떼면 분명 무언가 있다. 좌절하지 마라. 누구나 그런 시절을 겪고 언젠가 빛을 볼 것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투엘슨이 또 다른 브랜드로 누군가의 모델 되겠구나 상상하면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직접 찾아가서 용기는 못주더라도 좋은 명반으로 대답해주고 싶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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