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이 열린 지난 7일과 8일 부산 기장군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 사이에서는 "라운드가 악천후로 취소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나왔다.
선수들은 기상 악화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는 데 애를 먹었다. 대회 2라운드가 진행된 7일 안신애(25ㆍ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는 쌀쌀한 날씨 탓에 샷할 때를 제외하고 두터운 패딩을 입었다. 오후 들어 비가 많이 오자 캐디는 안신애에게 틈틈이 우산을 씌워줬다. 대회 전 "남은 2개 대회는 추위와의 싸움이 될 것 같다. 누가 더 몸을 잘 풀고 추위를 잘 견뎌내느냐가 중요할 것이다"고 말한 안신애는 경기 중에도 컨디션 관리에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날씨 얘기는 빠짐없이 나왔다. 2라운드에서 선두에 올랐던 고진영(20ㆍ넵스)은 경기 후 "전반에는 바람만 많이 불고 비가 오지 않았는데 후반 들어 바람에 비까지 많이 와서 힘들었다"고 악천후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6일 열린 1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자리했던 신인왕 후보 박지영(19ㆍ하이원리조트)은 "안경 닦는 수건을 많이 챙기겠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핫팩도 준비하겠다"고 남은 라운드에서 기상 악화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SBS 골프 중계진은 "비가 많이 오면 선수들은 신발을 여러 번 닦는다. 신발에 진흙이 붙어있으면 샷을 할 때 느낌이 좋지 않아서이다"며 선수들이 비에 대처하는 요령을 설명했다.
같은 기간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카이도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은 강풍과 폭우로 인해 일정이 3라운드로 단축됐다. 그렇다면 KLPGA 투어 대회의 악천후 취소 규정은 어떨까. 6일부터 8일까지 부산에는 약 100mm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현장에 있던 KLPGA의 한 관계자는 "악천후로 경기가 취소되기도 한다. 올 시즌에는 4월 열린 삼천리 투게더 오픈과 7월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기상악화로 라운드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악천후를 규정하는 기준이 명문화돼 있지는 않다. 강수량이 어느 정도가 돼야 경기가 취소된다든지 그러한 규정은 없다"며 "그린에 물이 많이 차 경기를 진행할 수 없거나 번개가 칠 경우에 라운드가 취소된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ADT캡스 챔피언십은 최종일 오후부터 비가 잦아들면서 라운드가 취소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악천후 속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은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오지현(19ㆍKB금융그룹)이 차지했다.
사진=오지현-박지영(아래, KLPGA 제공).
부산=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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