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ㆍ현직 고위 관리들이 러시아 여객기 이집트 시나이반도 추락 사고와 관련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임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향후 다른 단체들의 경쟁적 테러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지낸 마이클 모렐은 8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보 당국이 입수한) IS 고위 요원들 간의 교신 내용은 러시아 여객기가 IS의 폭탄 테러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이 확보한 교신 내용에는 테러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과 기폭제의 종류 등이 특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렐 전 부국장은 이어 “이번 러시아 여객기 추락은 IS가 승리하고 있다는 인식을 더욱더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알케에다 등 다른 테러 단체들이 본인들의 이름이 IS에 가려지는 것을 막고자 경쟁적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S가 지난 1월27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5성급 코린시아 호텔에서 자행한 테러로 미국인과 프랑스인을 비롯한 외국인과 리비아인이 대거 사망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앞으로 미국인에 대한 직접 공격을 포함해 유사한 테러 공격이 더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마이클 매콜(공화·텍사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장 역시 이날 폭스 뉴스에 출연해 “지금까지 나온 모든 지표들이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에 IS의 폭탄이 설치돼 있었다는 사실을 나타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매콜 국토안보위원장은 IS의 폭탄이 러시아 여객기를 추락시켰다고 확신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9·11 테러에 비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지표들이 IS가 폭탄을 사고 여객기에 실었음을 보여준다”며 정보당국의 보고와 비행도중 폭발음을 담은 블랙박스 자료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IS가 알카에다처럼 폭탄제조로 테러위협을 하기시작했다”며 “IS의 테러위협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방 교통안전국(TSA)이 중동발 미국행 여객기에 대한 추가 보안강화 조치를 취했지만 그 초점을 공항과 항공사 관계자들에게 더욱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에 미국이 약하게 보이는 등 외교실패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중동정책이 혼란에 빠졌고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북아프리카, 이집트를 점령하고 러시아도 중동에 진출하려 한다”며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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