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상위 스플릿(6강) FC서울과 수원 삼성과의 경기. 이날의 주인공은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한 차두리(35)도, 주포 아드리아노(28ㆍ브라질)도 아닌 ‘조커’ 윤주태(25)였다.
서울의 공격수 윤주태는 이날 경고누적(3장)으로 슈퍼매치에 결장한 아드리아노를 대신해 선발 출전, 후반 39분 교체되기 전까지 홀로 4골을 터트리며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의 주인공이 됐다. 슈퍼매치에서 한 사람이 4골을 터트린 것은 처음이다. 2007년 리그컵에서 수원을 상대로 3골을 터트렸던 박주영(30)의 전적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서울은 윤주태의 맹활약에 힘입어 올시즌 슈퍼매치 전적을 2승1무1패로 마쳤다.
사실 이날 윤주태의 선발 출전은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모험이었다. 윤주태는 올 시즌 정규리그 대부분의 시간을 후반 조커로 뛰었다. 정규리그 총 24경기에 출전했지만 경기당 출전 시간은 평균 28분에 그친다. 그러나 후반 교체 출전할 때마다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줘 팬들 사이에서는 ‘윤조딱(윤주태는 조커가 딱이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최용수(42) 감독의 고심 끝에 4개월 만에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은 윤주태는 이날 4골을 몰아치며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윤주태가) 슈퍼매치에서 4골을 넣을 줄 나도 몰랐다. 선발로 내보내려다 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슛을 구사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자만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면 좋은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주태는 2011년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FSV프랑크푸르트에서 뛰었지만 두 시즌 동안 30경기에서 3골을 넣는데 그치며 재계약에 실패, 지난해 국내무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K리그도 녹록지 않았다. 윤주태는 “프로 생활을 한지 4년 반이 돼 적응을 빨리 하겠지 싶었지만 착각이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회상하며 “팀과 맞춰보려고 노력하면서 내 장점이 극대화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즐기자는 생각밖에 안 했다. 이번 시즌 선발로 나가는 마지막 경기에서 하고 싶은 것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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