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호 PD의 80년대 쌍문동과 나영석 PD의 만재도가 안방극장의‘불금’을 점령했다. 6일 케이블 채널 tvN에서 첫 회를 선보인 ‘응답하라1988’(저녁 7시50분)과 박형식, 이진욱 등 게스트 재미를 톡톡히 본 ‘삼시세끼-어촌편2’(저녁 9시45분)가 금요일 저녁 7시50분~11시에 연속 편성돼 막강한 시너지를 뽐냈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응답하라1988’은 첫 회 평균 시청률 6.7%, 최고 시청률은 8.6%를 기록하며 2012년부터 시작된 ‘응답하라 신드롬’을 이어갈 신호탄을 쐈다. 토요일 저녁 방송된 2화 역시 평균 시청률 7.4%,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5일 열린 ‘응답하라1988’ 기자간담회에서 “(1997ㆍ1994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인데 잘 될 리가 없다”며 엄살을 피우던 신 PD의 말이 지나친 겸손으로 판명된 순간이었다.
‘응답하라1988’보다 한 달 먼저 스타트를 끊은 나 PD의 ‘삼시세끼 어촌편2’는 방송 시작과 동시에 평균 12~1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경쟁 프로그램인 ‘정글의 법칙’(SBS), ‘나를 돌아봐’(KBS)를 따돌리고 있다.
6일 ‘응답하라1988’은 88올림픽 마다가스카르 피켓걸로 선정된 여고생 덕선(혜리)이 반 년 동안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리지만 마다가스카르가 올림픽 불참을 선언, 결국 우간다 피켓걸이 되는 사연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호돌이, 굴렁쇠 소년,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 임춘애 선수 등 당시 올림픽과 관련된 추억을 오목조목 선보였고 연탄, 가스통, 하이틴 잡지, 누런 월급봉투 등 응답하라 제작진의 전매특허인 아날로그 소품으로 시청자들의 무한공감과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이날 바로 뒤이어 방송된 ‘삼시세끼 어촌편2’에서는 훈훈한 비주얼의 배우 이진욱이 시종일관 어눌하고 멍한 표정으로 등장해 드라마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만재도에 입성하자마자 단숨에 물고기 다섯 마리를 낚는 활약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KBS 공채 27기 입사 동기인 신 PD와 나 PD는 각각 2011년, 2013년 CJ E&M으로 이적했다. 신 PD는 2012년 ‘응답하라1997’을 히트시킨 데 이어 나 PD가 합류한 뒤부터 ‘금요 강자 tvN’을 완전히 굳히고 있다. 이들은 2013년에도 ‘응답하라1994’와 ‘꽃보다 누나’를 금요일 저녁 연이어 방송하며 10%대의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으며 지상파 방송사들도 금요일 드라마를 편성하며 뒤따르고 있다. 2년 뒤 다시 뭉친 이들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tvN관계자는 “향수, 공감, 힐링을 제공할 두 프로그램이 금요일 밤 가족 시청시간대를 완전히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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