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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추락 이집트 공항 "뒷돈 만원에 검문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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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추락 이집트 공항 "뒷돈 만원에 검문 통과"

입력
2015.11.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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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 공항에서 승객들이 검사대에 줄지어 서 있다. 카이로=신화 연합뉴스
지난 5일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 공항에서 승객들이 검사대에 줄지어 서 있다. 카이로=신화 연합뉴스

224명이 사망한 러시아 여객기가 이륙했던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 공항은 검색 관련 직원들의 부패와 태만, 검색기기의 잦은 고장 등으로 보안에 큰 구멍이 뚫려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뉴욕타임스와 AP 등에 따르면 이 공항은 7명의 직원이 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승객의 수화물을 검사하는 검색대가 종종 고장을 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유럽 공항 관계자들은 이 공항의 수하물 검사에 사용되는 X-레이와 폭발물 탐지 장비가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직원들에 의해 엉터리로 관리ㆍ작동돼 고장이 잦았으며, 유효기간도 지났다고 증언했다. 한 공항 관계자는 “10년 된 X-레이 검색대가 고장 났는데, 기계 결함이라기보다는 직원들이 제대로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전기를 아낀다고 검색기기 플러그를 뽑아놓는 직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럽의 공항 보안 관계자들은 지난 수년간 샤름엘셰이크 공항과 기타 이집트 공항의 보안 문제를 반복해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년 수만명의 관광객이 이집트로 향하는 영국에서는 이집트에 고급 탐지장비를 제공하며 영국행 항공편의 탑승 게이트 앞에서 특별 보안 점검과 같은 예방조치를 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10개월 전부터 영국은 보안팀을 파견해 이집트 당국과 협력해왔지만, 공항관계자는 “검색대는 해외 전문가들이 공항을 살펴보러 올 때만 제대로 작동했다”며 보안이 엉터리였음을 실토했다.

게다가 샤름엘셰이크 공항의 보안 담당 경찰관들이 고작 10유로(약1만2,000원)의 뒷돈을 받고 마약과 무기가 든 가방을 수 차례 통과시켜줬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AP는 8일 공항내부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박봉의 경찰관들이 뒷돈을 챙기며 공항 검색대 업무를 수차례 소홀히 해 왔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집트 조사위원회의 아이만 알 무콰담 위원장은 7일 카이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블랙박스 조사 결과 기내에서 이상한 소리가 녹음됐다며 기내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폭탄’의 언급 자체는 자제했다. 무콰담 위원장은 이밖에 사고 원인으로 기내에 실린 승객 짐에서 리튬 배터리가 폭발했을 가능성과 연료 탱크의 폭발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집트 조사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공항 내부 관계자가 폭탄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라 샤름엘셰이크 공항 직원과 지상 근무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AP가 이집트 공항ㆍ보안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정부와 아일랜드,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이 샤름엘셰이크 공항의 일반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러시아도 7일 이집트를 오가는 여객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러시아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 분석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FBI는 사고기의 잔해를 디지털법의학식으로 복원ㆍ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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