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8일 선거에서 승리해 버락 오바마의 뒤를 이들 45대 미국 대통령은 누가 될까. 미국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본격 경쟁이 시작되고 5개월이 지난 11월 현재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가 5, 6명으로 압축됐다고 분석한다.
이 중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 불출마로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단연 돋보인다. 공화당 경선에서는 마르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 벤 카슨 후보 등이 거론된다. 뉴욕타임스는 “판세가 아무리 유동적이라고 해도 선거를 1년 남겨둔 시점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선거자금 모금액 등에서 3위 이내에 진입하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없다”고 분석했다. 요컨대 차기 대통령은 지금 거론된 6명 가운데 한 명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공화당 최종 후보와 민주당의 클린턴 전 장관이 나서는 본선 경쟁에서는 어느 쪽이 유리할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인종 구성의 다양화 등 사회 구조적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하지만, 정치적 환경은 공화당이 유리하다고 예상했다.
먼저 인종 구성의 변화. 대선 통계에 따르면 1976년 89%에서 2012년 72%로 하락했듯이 전체 투표에서 백인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4년 걸러 대선이 치러질 때마다 2%포인트씩 하락하고 있다. 또 백인 중 대졸 이상 고학력자 비율은 4년마다 1%포인트 증가하는 반면 저학력 비율은 3%씩 감소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학력 백인 유권자가 핵심 지지계층인 공화당으로서는 불리한 변화인 것이다.
반면 양당제 하에서 대선 승리를 주고 받는 정치 사이클 상으로는 공화당에 유리한 국면이 예상된다.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 당 출신 후보가 또다시 승리하는 것은 로널드 레이건(40대) 뒤를 이어 조지 H. 부시(41대)가 당선된 1988년이 마지막일 정도로 연임 대통령과 같은 정파 후보는 본선 경쟁 득표율에서 4, 5%포인트 가량의 감점 요인이 발생한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지 H. 부시(54%)는 레이건(58%) 득표율보다 4%포인트 낮았고, 앨 고어와 존 매케인 후보도 연임에 성공했던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득표율보다 4, 5% 낮았다. 특정 정당의 3연속 집권에 대한 ‘견제 심리’가 미국 대선에서 뿌리깊다는 얘기다.
사회ㆍ정치적 변수에서 양당 명암이 각각 엇갈린 만큼 결국 내년 대선의 판도는 미국 경제상황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대에 버금가는 성장률을 보여주고 실질임금 상승 등 체감 경기도 회복돼 현재 46%인 오바마 대통령 인기가 50%까지 높아진다면 클린턴 전 장관이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한 민주당의 3연속 집권이 가능하다. 오바마 정권이 최저임금 인상과 의료보험 확대 등에 전력 투구하는 근본적 이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반면 내년 성장률이 2%대 초반에 머물고 그에 따라 오바마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주저 앉는다면 대권의 추는 공화당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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