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리던 ADD, 취재진 불러 기술확보 회의론에 반격
가장 중요한 항전장비 체계통합은 여전히 ‘가능성’ 강조에 그쳐
한국형전투기(KF-X)의 핵심장비인 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 기술을 국내 개발로 80%정도 확보했다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밝혔다. 하지만 기술 개발보다 난이도가 높은 항전장비의 체계통합에 대해서는 여전히 근거가 부실한 낙관론에 그치고 있어 KF-X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ADD 관계자는 6일 대전의 본소로 기자들을 초청해 “시험개발 단계를 기준으로 할 때 AESA 레이더 기술을 미국의 75∼80% 정도는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ADD측은 “AESA 레이더 장비는 국내 기술로 개발하되 공대지·공대해 소프트웨어는 유럽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알고리즘(운용개념)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AESA레이더는 여러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장비로, ADD는 AESA레이더의 시제품을 공개하고 시연까지 펼치는 열의를 보였다. 다만 80%라는 수치의 산출기준에 대해서는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ADD는 지난 4월 AESA를 비롯한 KF-X의 4가지 핵심기술 이전이 무산된 이후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이날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AESA레이더를 비롯해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가지의 기술이전을 거부했다.
ADD는 IRST를 포함한 나머지 3개 항전장비는 이미 상당 수준의 기술과 경험을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ADD는 이날 전파 흡수용 페인트, 패널, 필름 등 우리가 확보한 스텔스 소재도 공개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KF-X를 스텔스 전투기로 만든다는 정책적 결정만 내려지면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장비를 개발하더라도 실제 조종사가 작동할 수 있기 위해서는 KF-X 운영체계에 통합해야 한다. 이에 대해 ADD는 명확한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함정용 통합기술의 경험과 방식을 전투기에 적용하면 된다는 설명뿐이다. 전문가들은 크기가 크고 속도가 느린 함정과 작고 빠른 전투기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이 같은 논리에 고개를 젓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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