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진은영의 아침을 여는 시]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입력
2015.11.08 11:20
0 0

이란의 여성 시인 파로흐자드가 28세에 출간한 시집에 실려 있는 시입니다. 이 시는 밤이 스민 밭의 향기와 머릿결 내음, 소녀의 이미지들로 직조되어 아름답고 다정합니다. 그렇지만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는 첫 행은 전체 정조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요. 밤새 죽음의 유혹을 견디고 다시 태양을 마주하게 된 사람의 결연함이 느껴지니까요.

파로흐자드는 16세에 결혼해 아이를 낳고 18세에 이혼했습니다. 32세에 교통사고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보수적인 사회에서 겁 없는 여성으로 살았던 그녀의 삶은 “어둠의 빽빽한 경험”으로 가득 한 것이었겠지요. 폐허가 된 내면을 개울과 구름과 꽃다발의 아름다운 이미지들로 콜라주하며 다시 삶을 시작하려는 그 안간힘이 여느 절망적인 시들보다 더 애달픕니다.

진은영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