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 박병호(29)가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의 첫 관문을 기분 좋게 넘었다.
넥센은 7일 '박병호의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오늘 새벽 MLB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응찰액인 1285만 달러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가 포스팅에 받은 금액인 500만 2,015달러의 2배를 훌쩍 뛰어 넘어 역대 포스팅 시스템에 참가한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투수까지 포함해도 2012년 류현진(LA 다저스)의 2,573만 7,737달러 33센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또한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42ㆍ마이애미)가 2000년 말 기록한 1,312만 5,000달러에 이은 역대 아시아 타자 2위의 금액이다.
MLB.com은 '박병호의 포스팅에 응찰한 구단수가 1개 이상은 된다. 1루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여러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병호를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몸값도 뛰어 올랐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여러 팀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박병호의 몸 값이 더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강정호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고, 박병호가 강정호보다 국내 성적이 더 높았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놓치지 않았던 박병호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같은 팀 동료였던 강정호도 박병호의 '특급 도우미'가 됐다. 지난해까지 넥센에서 뛰었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올 시즌 126경기를 뛰며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지만 유격수와 3루를 모두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등 수비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송재우 위원은 "강정호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후반기 성적이 굉장히 좋았다.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11개의 홈런을 몰아치지 않았나. 강정호를 데려갈 때까지만 해도 의문을 가졌던 구단이 출장 기회가 늘어나니 성적이 오른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고 설명했다. 강정호를 통해 빅 리그 구단들이 KBO리그 출신 타자들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지난해 강정호를 놓쳤던 아쉬움을 가진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더 적극적으로 박병호 영입에 나서게 됐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선수를 영입할 때 '검증'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피츠버그가 KBO 출신 타자를 처음 데려가는 모험을 했고, 몸값 대비 좋은 성적을 냈다"며 "강정호가 올해 활약을 하면서 극동지역 스카우트들이 (강정호를 체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한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박병호를 체크하는 구단도 더 늘었다"고 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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