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금융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씨의 아들에 이어 내연녀를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검거했다.
7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씨 내연녀로 알려진 김모(55·여)씨를 6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에서 사망했다는 설이 나올 당시 함께 있었던 것으로 언급된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희팔이 중국으로 달아난 이듬해인 2009년 국내에서 조희팔 측에게서 양도성예금증서(CD) 형태로 10억원을 받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게 CD를 전달한 인물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기초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조씨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조씨 아들(30)을 7일 구속했다.
대구지법 김종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조씨 아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7월 조희팔 사건 재수사가 시작된 이후 조씨의 직계 가족이 처벌 대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조씨 아들은 2011년 중국에서 숨어 지내던 조희팔에게서 중국 위안화로 12억원을 받아 중국 차명계좌를 통해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조희팔의 '오른팔' 강태용(54)이 중국에서 검거된 뒤 주변 인물의 거주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광범위한 계좌추적 과정에서 이들의 혐의를 확인했다.
검찰은 조씨 일당의 범죄수익 은닉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주변 인물 등 10여명을 출국금지해 조사하고 있다.
대구지검은 조씨 아들과 내연녀 등을 상대로 은닉재산의 행방뿐만 아니라 조희팔 위장 사망 의혹, 정관계 로비 및 비호세력 등도 조사하고 있다.
조씨 아들과 내연녀 김씨가 조씨의 중국 도주 이후 행적을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조희팔과 최근 중국에서 검거된 조희팔 조직 2인자 강태용(54)이 2008년 중국으로 도주한 이후 그들과 접촉한 인물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2008년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4조원가량을 가로챈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
경찰은 그가 2011년 12월 19일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의 한 가라오케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목격설, 생존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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