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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도 로봇에게 맡기는 시대가 눈앞에

입력
2015.11.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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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롱아일랜드에 사는 수학교사 샤비라(31)씨는 자신의 자산을 금융자산관리사가 아닌,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에게 맡기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로버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 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사람이 아닌 로봇(컴퓨터) 프로그램이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로봇에게 재산을 맡긴다는 점이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낮은 수수료’라는 매력이 만만치 않다. 샤비라는 “사람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수수료 부담도 크다”며 “상대적으로 투자자산 규모가 작은 젊은이들에게는 수수료 부담이 적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수수료와 신속한 서비스로 미국 택시 업계를 강타한 ‘우버 택시’ 같이, 로버어드바이저도 미국 금융 업계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무엇보다, 낮은 수수료 때문에‘베이비붐 세대’같은 중장년 보다는 주로 20, 30대 ‘밀레니엄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이 직접 자산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 기반의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크게 줄어든다. 뉴욕 자산관리업체 B사의 경우, ‘인간 자산관리사’를 통하면 수수료가 금융거래액의 1%나 되는 반면, 로봇자산관리사는 0.15~0.35%에 불과하다. B사는 내년 초 로봇자산관리사 시스템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자산관리업체 W사 역시 로봇자산관리사 수수료를 0.25% 정도로 결정할 예정이다.

자산관리사들이 점점 노령화하고 있는 점도 로봇자산관리사에 유리한 상황이다. 미국 자산관리사 평균 연령은 40대 중반으로, 30세 이하 자산관리사 비율은 5%도 안된다. 미래 고객인 젊은 층들이 고령의 자산관리사들과 허심탄회한 투자 상담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면서 로보어드바이저로 옮겨갈 수 있다는 뜻이다.

B사의 경우, 50세 이상 중장년 고객들로부터 나오는 영업 이익은 업체 전체 이익의 30%에 불과하다. B사 관계자는 “고객의 60%가 35세 이하 젊은 밀레니엄 세대”라며 “결국 이들의 기호에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존 금융사 PB서비스는 거액의 자금이 있어야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상위 11개 업체의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90억달러(약 21조원)며, 2020년까지 모든 미국 투자금액의 6%인 약 2조달러(2,300조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 주도형 젊은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아직 검증되지 않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제프리 브라운 자산관리사협회장는 “투자는 고객과 자산관리사 간 충분한 대화와 정보 교환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로봇은 인간 고객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투자전문가 프랭크 무어도 “2008~09년 같이 주식 시장이 얼어 붙는 경우, 로봇 투자는 많은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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