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지급률(보험료 대비 혜택)은 110% 내외지만, 민간보험은 50~80%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보험 가입이 많은 까닭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3년 기준 62%로 개인이 부담해야 할 몫(법정 본인부담 20%, 비급여 본인부담 18%)은 38%나 된다. 특히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항목을 포함해 비싸게 낼 수밖에 없는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건강보험만으로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민간의료보험을 한두 개쯤 들어놓아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료패널 조사 결과 민간의료보험 가입 이유 중 가장 많은 응답은 ‘불의의 질병 및 사고로 인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46.31%)였고, ‘국민건강보험의 서비스 보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35.48%)라는 응답도 많았다. ‘고급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7.86%)라는 선별적 선택도 있었으나 ‘보험설계사의 권유에 못 이겨서’라는 항목도 7.38%나 됐다. 필요성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친분 때문에 무턱대고 가입한 경우도 꽤 된다는 말이다.
가계 부담이 적지 않아 해지도 빠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의 절반 정도가 가입 후 5년 이내에 해지하고 있다. 13차월에 90.5%에 이르는 유지율은 37차월에 68.6%, 61차월에 48.5%, 121차월에 14.7%로 곤두박질한다. 연령별로도 20, 30대가 각각 65.5%, 66.5%로 높았으나 정작 보험이 필요한 고령층으로 갈수록 가입률이 급격히 떨어져 70대 이상은 3.6%에 불과했다. 보험 유지 기간이 짧고 고령층 가입률이 떨어지는 건 그만큼 보장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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