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전ㆍ현직 임직원 명의로 돼 있던 차명 주식을 이명희 회장의 실명 주식으로 전환했다. 대상은 37만여주로 840억원 규모다.
신세계그룹은 6일 계열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신세계푸드 전ㆍ현직 임직원 명의의 차명 주식 37만9,733주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공시되지 않았던 이 주식 모두를 이 회장의 실명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이마트 25만8,499주, 신세계 9만1,296주, 신세계푸드 2만9,938주를 더해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 18.22%와 신세계푸드 0.77%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해당 주식은 20, 30년 전 관행적으로 경영권 방어 차원의 명의신탁 주식 중 남아있던 일부”라며 “이번에 남아있던 주식 전부를 실명 전환하며 차명주식은 단 1주도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시 약 50억원 상당이었던 이 주식은 현재 시가로 840억원 규모가 됐다.
이번 신세계의 차명 주식은 지난달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제기됐고, 지난 4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이마트 세무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발견해 사실로 드러났다. 이후 신세계는 서울지방국세청이 그룹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금융감독원에서 공시의무 위반 등으로 제재를 검토하자 이번 실명 전환 조치를 취하게 됐다.
신세계는 2006년에도 법인세 통합조사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차명주식이 발견돼 증여세 3,500억원을 추징 받았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번 차명 주식에 대해 오너가의 비자금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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