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드라마가 막을 내린다. 굴욕과 설욕을 한 차례 주고 받은 양팀의 상대전적은 1승1무1패. 양팀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올 시즌 슈퍼매치는 롤러코스터 같았다. 지난 4월 첫 맞대결에서는 수원이 서울을 5-1로 대파했다. 6월 두 번째 매치에서는 0-0 무승부로 끝나면서 서울은 복수의 기회를 한 차례 미뤄야 했다. 하지만 서울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서울은 9월 수원의 안방 ‘빅버드’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1승1무1패로 균형을 맞춘 양팀은 결국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승부를 내게 됐다.
양팀의 속내는 복잡하다. 서울은 이미 2015 KEBㆍ하나은행 FA컵에서 17년 만에 왕관을 썼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 싸움에 가담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자존심 싸움’ 차원에서 마지막 남은 슈퍼매치를 이기겠다는 각오다. 이번 슈퍼매치에서 승리하면 3위 수원(17승10무8패ㆍ승점 61)과 동률이 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최용수(42) 서울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기자회견에서 “FA컵에서 우승 했다고 느슨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급한 것은 수원이다. 마지막 슈퍼매치에선 팬들이 원하는 골이 많이 나오는 축구를 하겠다”라고 화끈한 화력쇼를 예고했다.
수원은 포항 스틸러스에 2위 자리까지 내줘 위기다. 게다가 최근 홈구장의 상업적 권리를 두고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서정원(45) 수원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며 “경기 전날 (재단이) 플리마켓(장터)을 개최해 잔디가 다 망가졌는데 ‘잔디를 깎고, 물을 뿌려달라’는 요청도 거부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서 감독은 “핑계 같지만 홈구장을 편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적응도 못해서 올 시즌 홈 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갈등이 일단락되지는 않았다.
양팀 모두 주축 멤버가 빠진다는 것은 공통된 고민이다. 최 감독은 “박주영 출전 가능성은 제로”라고 밝혔고,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은퇴식을 갖는 차두리(35)도 경기에는 나서지 않는다. 직전 슈퍼매치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아드리아노(28ㆍ브라질)도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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