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단기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판강 중국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회 위원은 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본보 주최 차이나포럼에서 ‘전환기의 중국경제,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하강국면으로 접어들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 힘들지만 여전히 잠재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GDP 성장률이 6.6%(올해 6.9~7%)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판 위원은 현재 도시화 비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국을 1979년의 한국과 비교했다. 그는 “당시 한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의 13% 수준으로 현재 중국과 비슷하다”며 “한국이 20년 간 고도성장 한 것을 보면 중국 역시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제를 회복하고 연착륙 시키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판 위원은 “둔화세가 지속되겠지만 안정을 찾을 것이고 약간 더 낮은 성장률을 유지하다가 다음 사이클을 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 위원은 중국의 과도한 성장 둔화세 원인을 너무 늦은 정부의 출구 전략에서 찾았다. 그는 “2010년 초반 주택 구매를 제한하면서 주택시장을 통제하고 통화와 재정정책에도 긴축정책을 취했다”며 “과열이 진정되고 둔화세가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긴축정책을 계속 견지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연 3%대 금리와 17.5%에 이르는 지급준비율도 문제로 짚었다. 그는 “대부분 국가가 마이너스 금리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금리가 굉장히 높다”며 “현 지급준비율도 과감하게 5%포인트 정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올들어 20%였던 지준율을 5회에 걸쳐 0.5%포인트씩 인하했다. 하지만 판 위원은 “금리와 지준율 인하 조치는 이전 긴축정책에 대한 출구전략일 뿐 경기부양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판 위원은 현재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세가 또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호황일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생산성 증대와 기술 진보, 혁신 방안 등이 나올 수 있다”며 “둔화세는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자 도약을 위한 준비”라고 강조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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