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음속 여객기의 재등장 가능성에 세계 항공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뉴욕-런던 구간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초음속 여객기‘스크리머(SkreemR)’가 머지 않은 장래에 상용화 될 것”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5일 보도했다.
캐나다 봄바르디어사가 설계 중인 스크리머는 승객 75명을 태우고 마하 5 가량의 속도로 런던-뉴욕간 5,585㎞ 거리를 약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현재 항공기로는 약 7시간이 걸린다.
스크리머가 이렇게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종전 제트 엔진과는 달리, 스크램 제트(초음속 연소 램제트)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무거운 산소통을 통해 산소를 공급 받는 게 아니라, 초음속 기류 속에서 직접 산소를 공급받아 연료를 태우는 것이 특징이다.
봄바르디어사는 특히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굉음인 ‘소닉 붐’ 현상도 많이 해결했다고 밝혔다. 소닉 붐은 특히 도시 구간 비행 시 심각한 소음공해를 발생시키는데, 이륙 직후 도시 구간에서 초기 추진력을 얻을 때에는 전기발사 시스템을 사용해 소음을 줄이며, 바다 위를 비행할 때 스크램 제트 추진방식으로 변환해 소닉 붐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문제는 열이다. 마하 5의 속도에 도달하면 기체 표면의 온도가 섭씨 980도까지 치솟는데 이런 고열을 견딜 수 있는 가벼운 재료로 동체를 구성해야 한다. 봄바르디어사는 이런 물체를 개발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초고속 여객기 개발은 스크리머 뿐이 아니다 올 7월 유럽 항공기제조사 에어버스가 특허 출원한 ‘콩코드 2’는 마하 4~4.5 속도며, 상용화 되면 뉴욕-런던 구간을 1시간 내에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또 에어버스사와 공동으로 초음속항공기를 개발 중인 미국 에리온(Aerion)은 2021년 상용 비행을 목표로 20석 규모의 비즈니스 제트기 ‘AS2’의 설계 작업에 착수했으며, 12인승(제작비 1억1,000만 달러) 규모의 초음속 제트기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1969년 처녀 비행을 한 1세대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는 뉴욕-런던간 비행 시간을 4시간대로 줄여 3배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00년 7월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기가 이륙 직후 폭발해 탑승자 109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비경제성 논란이 더해지면서 2003년10월 24일 이후 활주로에서 자취를 감췄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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