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괴짜 온라인 소매업체 오버스톡이 금융 위기에 대비해 1,000만달러(약 114억원)어치의 금괴 및 은괴를 비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조나단 존슨 오버스톡 회장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문을 닫았을 경우 회사가 직원들에게 계속 급여를 주기 위해 이와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3개월 동안 직원과 그의 가족 1명에게 지급하기 충분한 분량의 냉동 건조 식품들도 비축하고 있다.
존슨 회장은 “금융 위기가 돌연 발생해 은행이 이틀, 혹은 2주, 아니면 얼마나 더 오래 문을 닫을지 누가 알겠나. 우리는 위기 상황 동안에도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미리 마련해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버스톡의 현물 비축 정책은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Fed)과 월가를 불신하며, 정부가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주의적 보수파로부터 공감을 받고 있다.
오버스톡이 기존 시장 질서에서 벗어나는 경영정책을 편 것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오버스톡은 세계 최초로 가상 화폐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존슨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Fed의 양적 완화 정책이 한창이던 당시 이사회를 열어 금ㆍ은을 축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비축한 양은 회사 유동 자산의 약 10%를 차지한다.
존슨 회장은 “금 보유 정책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막대한 연방정부의 부채 때문에 금융시장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어 언제 위기가 재발할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오버스톡의 정책이 극단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금ㆍ은은 단지 오버스톡을 제자리에 두기 위한 금융 비상계획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자유주의적 기질을 가진 보수적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존슨 회장은 내년 유타주 주지사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귀금속 협회에서 한 연설에서 오버스톡의 현물 비축 사실을 밝히며 자신이 유타주 주지사가 되면 금을 법적 통화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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