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간 통화전쟁의 심지에도 불이 붙었다.
IMF는 이달 말 집행이사회를 통해 위안화를 SDR 통화바스켓로 편입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기축통화 후보 심사를 받는 것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위안화가 IMF의 SDR 통화바스켓 구성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 무역거래에서 결제통화로 사용가능하고,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해야 한다. 5년 전 중국이 기축통화 심사에서 탈락한 이유가 바로 외환시장에서 자유로운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이후 5년간 중국의 경제규모와 국제거래에서의 위안화 결제비율은 확연히 높아졌다. 2010년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일본과 비슷했다. 그러나 201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으며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 비중도 지난 8월 2.79%까지 상승했다. 엔화(2.76%)를 제치고 4위 결제통화로 올라선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들어가려면 회원국 7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중국 위안화의 급부상을 견제하는 미국(16.75%)과 일본(6.23%)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독일(5.81%), 영국(4.29%), 프랑스(4.29%) 등 유럽국가들은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을 지지하기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편입이 유력하다.
중국은 위안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얻을 경우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세계 2위 경제대국에 걸맞게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 전망이다. 미국이 좌지우지하는 국제금융질서에 본격 도전하는 것이다.
중국의 목표는 달러화 중심의 국제 통화 체제에서 위안화가 기축통화를 양분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이 달러화 보유국으로 발권능력을 과도하게 이용하고, 자국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화 약세를 추구했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 유럽, 제3세계 국가들은 중국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것이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이득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이 장기적으로는 위안화와 원화 강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동향분석실장은 "달러 중심의 통화체제는 지속되겠지만, 위안화로 인해 기축통화가 다극화가 된다면 국제통화질서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이니셔티브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배 연구원은 "그동안에는 달러화가 동아시아까지 득세해 화폐와 실물경제간 괴리가 있었지만, 동아시아에서 기축통화가 나오게 되면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경제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실물경제와 통화가 괴리가 있으면 부작용이 많은데, 경제 기초여건이 맞닿아 있는 중국의 위안화를 쓰면 괴리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아시아 기업들에 긍정적"이라며 "다만, 개별기업이나 개인 처지에서 보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신한금융투자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외에 여러 통화를 봐야 하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하면서 위안화 거래 인프라를 잘 구축하면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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