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정상회담서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강화 위한 행동계획’ 채택
올랑드 佛 대통령 “네이버가 구글 이긴 비결 무엇이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이하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행동계획은 다양한 분야의 구체적 협력 계획을 명시한 공식 외교문서로 향후 양국 관계 발전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내년 한불(韓佛) 수교 130주년을 앞두고 국빈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에게 “한국과 프랑스가 빵을 나눠 먹는 친구(copain)가 되자”며 양국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 “빵 나눠 먹는 가족 같은 친구(copain) 되자”
박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이 채택한 행동계획에는 정치ㆍ안보ㆍ경제ㆍ과학기술ㆍ문화ㆍ교육 등 11개 분야 교류 확대 계획들이 상세하게 담겼다. 양국 고등교육기관의 학력과 학위를 서로 인정해 유학생 교류를 활성화하고 한국어를 2017년부터 프랑스 대입 수능시험(바칼로레아)의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하는 내용, 한반도 평화통일과 북한인권 개선 등을 위해 양국이 협력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두 정상은 또 예술ㆍ문화재ㆍ박물관ㆍ출판물 등 프랑스가 강점을 보이는 문화예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창업ㆍ항공우주ㆍ교통 등 분야 교류 확대를 약속한 양해각서와 정부약정 아홉 건도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문화 코드를 특히 강조했다.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한프 경제협력 포럼과 고등교육 포럼에 올랑드 대통령과 나란히 참석한 박 대통령은 양국 경제인과 교육자들 약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랑스 문화를 추켜 세웠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뽑혔고, 프랑스 디저트인 마카롱은 한국 젊은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과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프랑스에 진출한 한국 제과점이 프랑스 전통 빵인 브리오슈에 한국 고유의 단팥을 넣어 ‘한국의 빵’이라는 뜻의 ‘코팡(Kopan)을 만들었다”며 “함께 빵을 나눠 먹는 가족 같은 친구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꼬뺑(Copain)’으로 함께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는 단순한 교역국 이상의 관계로, 진정한 의미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프랑스가 미각의 나라인 점을 감안해 이날 환영만찬 메뉴로 씨간장(수년~수십 년에 걸쳐 종가 등에서 발효시킨 전통 간장)과 매실청을 활용한 발효 음식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차(茶) 애호가인 올랑드 대통령에 다기 세트를 선물했고, 올랑드 대통령은 19세기 말 한국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을 건넸다.
올랑드 대통령, “네이버가 구글 이긴 비결은 무엇인가”
올랑드 대통령은 1박 2일의 방한 일정 동안 특히 한국의 정보통신(IT)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4일 서울 강남구의 네이버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구글이 인터넷 검색 시장을 장악했는데 한국에서 유독 네이버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묻기도 했다. 이날 네이버는 프랑스 정부와 IT산업 발전 및 문화교류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 ‘반구글’ 정서가 강한 유럽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기후ㆍ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좌담회 참석을 위해 이화여대도 방문했다. 그는 프랑스 유명 건축가인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지하 캠퍼스인 ECC를 둘러 보고, 이대에 유학 중인 프랑스 학생과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올랑드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는 한국 입양아 출신 여성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 문화통신부 장관이 일일이 수행해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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