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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월드컵경기장 광고판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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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월드컵경기장 광고판에 무슨 일이?

입력
2015.11.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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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바닥만 빌려주고 베란다는 자신들이 쓰겠다는 논리다.”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월드컵재단)과 경기장내 상업 권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프로축구단 수원 삼성 관계자의 말이다. 매년 월드컵재단과 임대계약을 통해 ‘빅버드(수원 삼성 홈경기장 별칭)’를 사용하고 있는 수원 삼성은 4일 “홈 구단의 상업적 권리가 월드컵재단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 당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수원 삼성은 현재 중계권료, 티켓, 후원사의 스폰서십 등을 통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K리그 실정상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등 프로 리그가 발달한 데에 비하면 중계권료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고, 티켓과 광고 영업을 통한 스폰서사의 후원이 구단을 떠받치는 유일한 먹거리라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장내 상업적 권리를 둘러싼 수원 삼성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원월드컵경기장 LED 광고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원 삼성 제공/2015-11-04(한국일보)
경기장내 상업적 권리를 둘러싼 수원 삼성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원월드컵경기장 LED 광고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원 삼성 제공/2015-11-04(한국일보)

그러나 ‘임대인’격인 월드컵재단이 경기장 시설물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광고 영업을 펼치면서 ‘임차인’ 수원 삼성과 충돌하게 됐다. 현재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수원 삼성이 유치한 광고와 월드컵재단이 개별적으로 유치한 광고가 충돌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동종 업계 광고까지 버젓이 걸려있어 구단 스폰서의 상업적 권리가 침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여년간 반복돼온 일이지만 최근 월드컵재단이 구단과 사전 논의 없이 LED 광고판 설치를 강행했다”면서 “재단의 횡포로 구단은 자생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수원 삼성은 최근 월드컵재단에 공사 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2016시즌 연간 시즌권 판매를 중단한다는 홈페이지 공지. 수원 삼성 제공/2015-11-04(한국일보)
2016시즌 연간 시즌권 판매를 중단한다는 홈페이지 공지. 수원 삼성 제공/2015-11-04(한국일보)

실제로 수원 삼성은 현재 2016시즌 연간 회원권 판매도 중단했다. 월드컵재단과의 갈등이 격화된다면 당장 내년 시즌부터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떠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도 경기장 사용에 따른 문제로 빅버드 사용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2016시즌 연간회원권 판매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대로라면 내년 3월부터 시작되는 시즌을 위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어야 했지만 한달 째 시즌권 판매를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갈등이 확대되자 월드컵재단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 삼성의 주장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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