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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배불리며 도박판서 525억 탕진한 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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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배불리며 도박판서 525억 탕진한 기업인들

입력
2015.11.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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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타이파 섬에 위치한 한 특급호텔 1층 퍼블릭 도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난 달 24일(현지시간) 바카라 게임을 하고 있다. 마카오=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마카오 타이파 섬에 위치한 한 특급호텔 1층 퍼블릭 도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난 달 24일(현지시간) 바카라 게임을 하고 있다. 마카오=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마카오, 필리핀 카지노 등 조직폭력배와 연계된 동남아 도박판에서 500억원이 넘는 돈을 탕진한 중견 기업인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동남아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로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와 경비용역업체 H사 대표 한모(65)씨를 각각 구속 기소하고 경기도 광주시 K 골프장 소유주 맹모(89)씨 등 기업인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화장품업체 네이쳐리퍼블릭 대표 정운호(50)씨와 폐기물업체 I사 대표 오모(54)씨, 다른 폐기물업체 K사 임모(53)씨 등도 같은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내 조폭들이 임대해 운영하는 마카오와 필리핀의 유명 호텔 카지노 정킷방에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씨는 1회 최대 3억원까지 베팅하며 총 101억원을, 문씨는 169억원, 오씨는 90억원을 사용해 ‘바카라’ 게임 등을 한 혐의다. 정씨를 비롯해 기소된 12명의 기업인들은 모두 525억원 상당의 자금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 빚을 제때 갚지 못했던 오씨의 경우 필리핀 도박 업자로부터 “언론에 원정도박 사실을 유포하겠다”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도박액수는 동남아 현지에 진출한 국내 조폭의 입지가 굳어지면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마카오 정킷방 핵심 관리자인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이모씨가 중국 폭력조직이 삼합회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2013년 ‘쉐어정킷방’인 ‘경성방’을 개설한 이후 원정도박자들의 판돈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지노 측에 제공하는 보증금이 100억원까지 하는 쉐어정킷방은 고객이 잃은 돈의 50%까지 정킷방 운영자가 받을 수 있다. 광주송정리파 출신의 이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정씨와 문씨 등 ‘VIP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수익을 챙겼다.

임씨와 문씨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각각 회삿돈 42억여원과 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으며, 검찰은 다른 기업인들의 도박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필리핀 정킷방을 운용하던 청주파라다이스파 오모(44)씨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리는 한편 캄보디아와 베트남 일대 원정도박 범죄 관련자 검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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