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에 매각되는 삼성정밀화학의 노조가 사측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롯데그룹과 협상에 나서면서 새로운 상생 문화를 제시했다는 재계 평가를 받고 있다. 매각에 무조건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우기 보다 협상을 통해 고용과 처우 보장 등 실익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3일 삼성정밀화학 노사는 울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인수합병(M&A)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삼성그룹의 결정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며 “초일류 화학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이번 인수를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성인희 사장, 이동훈 노조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협력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앞서 삼성에서 한화그룹으로 소속이 바뀐 한화테크윈과 한화종합화학이 ‘반면교사’가 됐다. 양 사는 합병 과정에서 강력한 반대 투쟁을 지속한 가운데 최근 한화종합화학이 파업에 돌입하는 등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종합화학 관계자는 “투쟁 일변도로 가면 노조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해치고 회사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그동안 매각설이 끊이지 않아 직원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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