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랠리를 계속하던 주식시장이 고점에서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헐떡대면 거의 예외 없이 급락이 나오게 된다. 대형주가 추락하고 하한가 종목들이 속출하는 폭락장이 펼쳐지면 전문가들은 두 패로 나뉘게 된다.
강세론자들은 대세 상승 중 나타나는 건강한 조정이라며 절대로 주식을 팔지 말고 오히려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반면 약세론자들은 이제 드디어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며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듯이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만일 급락이 2~3일 내로 진정되고 힘찬 반등을 준다면 이것은 조정장으로 본다. 하지만 지수 급락의 폭이 몇 년 만에 한 번 나타날 정도로 크다든가 급락 이후 반등이 지지부진하고 계단식으로 하락을 지속하면 강세장의 마감과 동시에 길고 추운 약세장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이때 아직도 할 말이 남은 강세론자들이 꺼내 드는 카드가 바이앤홀드(buy and hold)전략이나 역발상전략(contrarian approach)이다. 매수 후 주가가 오를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바이앤홀드 전략은 치고 빠지는 마켓타이밍(market timing)보다 통계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점에서 급락하여 이제 막 약세장 입구에 들어서는 시점이라면 바이앤홀드 전략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1년 동안 지속된 2008년 약세장은 코스피 지수를 반토막 냈다. 하락할 때 사들인다는 역발상전략 역시 조정장이나 약세장의 마무리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전략이지 약세장인지 조정장인지 분간이 안가는 시점에서는 재무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약세장에서는 추세에 순응하는 전략을 쓰는 게 안전하다. 주식 투자자라면 현금을 보유해야 할 것이고, 인버스 상품을 사거나 선물을 매도해야 한다. 약세장은 파는 쪽이 우세한 시장이다. 당연히 파는 쪽에 붙어야 산다. 주가가 다시 급등 할까봐 불안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 강세장은 동작이 굼뜨기 때문에 바닥을 다진 뒤에야 천천히 찾아온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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