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가수 장윤정의 어머니 육흥복씨가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네티즌의 입에 오르내린 하루였다. “앞으로도 우리 윤정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부탁 드린다”는 내용의 메일이었으나 느닷없는 애정 표현이라 당황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육씨는 지난해 장윤정이 벌어들인 수익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장윤정의 소속사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소송 과정에서 모녀가 오래 전부터 소원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세인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육씨는 지난 2일 오후 대중문화 담당 기자들에게 “장윤정 애미 육흥복입니다… 장윤정에 관한 기사를 잘 읽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메일을 전송했다. 그는 “연말이 되면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의 시대가 열린다”면서도 “사실 윤정이의 행사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 저의 불찰이고 제 잘못… 못난 애미 때문에 착한 윤정이가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이어 “윤정이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효녀 장윤정’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육씨는 “특히 윤정이가 얼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한 것을 되도록 크게 다뤄주시기 바란다”고 부탁도 했다. 육씨는 자신이 장윤정 어머니라는 사실을 보증하기 위해 장윤정과 다정하게 함께 찍은 사진 파일 2개와 자신의 주민등록증 사본 파일을 이메일에 첨부했고 휴대폰 번호까지 남겼다.
육씨의 애절한 이메일 내용과 달리 장윤정측의 반응은 덤덤하면서도 일면 싸늘했다. 장윤정의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3일 “기사를 통해 어머니의 뜻을 잘 전달 받았다. 어머니가 말씀하신 부분은 소속사측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엔스타즈는 “장윤정과 어머니의 일은 개인적인 일이 아닌가. 이런 방식으로 언론을 통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씨의 이메일이 소원해진 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것이었는지, 단순히 딸의 밝은 미래를 바라면서 보낸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차가웠다. “(장윤정이)굉장히 당황스러웠을 듯” 등의 부정적 어감이 깃든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에 이날 올라왔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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