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49년 1인당 GDP 3만달러... 중국 꿈 실현될 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49년 1인당 GDP 3만달러... 중국 꿈 실현될 것”

입력
2015.11.03 13:33
0 0
그림 1판강 중국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이 최근 베이징의 중국개혁재단 국민경제연구소에서 중국 경제와 위안화 전망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림 1판강 중국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이 최근 베이징의 중국개혁재단 국민경제연구소에서 중국 경제와 위안화 전망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성장률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안정적 성장 지속하는 것이 필요

경제 회복하고 연착륙에 성공할 것

성장 잠재력 소모 안 돼 20년 거뜬

낙후된 중서부 지역 잠재력 커

두 자릿수 성장보단 7% 안팎 추구

중앙은행 지준율과 금리 인하는

긴축 빠져나오는 출구 전략일 뿐

위안화 위해선 달러 외 화폐 고려해야

판강(樊綱) 중국 인민(人民)은행 화폐정책위원회 위원은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본보와 만나 “중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은 3분기보다 더 안 좋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조정기로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은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2049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3만달러 수준으로 올린다는 중국의 꿈은 실현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_제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의 연 평균 경제 성장률 목표는 구체적 수치는 얼마인가?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중국 경제가 어떻게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느냐다. 중국 경제는 지난 10년간 세계 금융위기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투자와 공급 과잉 등의 문제가 생겼다. 현재 중국은 이를 해소하는 조정 단계를 겪고 있다. 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떨어질 것이며 내년 경제성장률도 올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후 점차 경제가 회복되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중국 경제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다. 이는 위기에 처한 뒤 구조조정과 다르다. 위기는 회복하는데 5년이면 끝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점진적 연착륙 시도는 7, 8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 1990년대에도 초반에는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지다 90년대 중반부터 하락세를 겪은 적이 있다. 당시 조정은 2002년까지 8년 동안이나 계속됐다. 생산 과잉 문제, 지방 재정 문제, 부동산 문제 등이 얽혀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매우 낮은 수준이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런 조정 과정에서 경제의 구조도 바뀔 것이다. 신산업이 성장하고 있고 이 부문의 소비는 늘고 있다. 서비스업과 정보기술(IT)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제13차5개년 계획은 앞으로 이런 방면의 조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_중국 경착륙 우려가 적잖다.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소모되지 않았다. 현재 중국의 1인당 GDP 미국의 13% 수준이다. 한국의 1인당 GDP는 이미 1979년 미국의 13%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한국의 고속 성장세는 지속돼 1998년 외환위기까지 이어졌다. 중국도 앞으로 최소 20여년은 더 성장할 것이다. 더구나 중국은 14억명에 가까운 인구를 가졌다. 아직도 중서부 지역은 크게 낙후돼 있다. 이 곳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중국의 민간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에 불과하다. 정부 소비 15%를 합쳐도 총소비는 GDP의 50%가 안 된다. 다른 나라들은 민간 소비 비중이 50~70%다. GDP에서 차지하는 민간 소비의 비중이 매년 1%포인트씩 높아진다 가정할 경우 앞으로도 오랫동안 성장해야 한다. 서비스업 비중도 50% 안팎이다. 그러나 중등 수입 국가나 선진국의 경우 서비스업 비중은 70%를 넘는다. 이 분야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도시화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50%에 불과한데 이는 신형 공업국의 90%와 비교하면 한참 아래이다. 중국의 발전은 쉽지 않다. 각종 사회모순, 빈부격차, 환경오염, 금융위기, 경제 성장률 유지 등은 정말 하나하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성장 잠재력을 본다면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크다. 물론 10% 이상의 성장세가 다시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두 자릿수 성장은 정상이 아니다. 과열이다. 7, 8% 성장도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0여년 간 중국의 평균 성장률도 9%대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 7%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중국 성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중국의 1인당 GDP를 3만달러까지 끌어 올려 미국의 40~50% 수준으로 만든다는 100년의 목표를 실현하는 데엔 전혀 문제가 없다.”

_3분기 성장률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6.9%로 내려 앉았다.

“4분기는 더 낮아질 것이다. 이건 경기순환 주기의 문제다. 조정기다. 92년에는 14.3%, 2007년에도 14.2%로 정점을 찍었다. 성장기와 침체기가 없는 나라가 이 세상에 어디 있나. 조정기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조정을 겪으며 공급 과잉과 지방 부채 문제 등이 해결되면 점점 회복될 것이다. 현재 중국은 앞으로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다시 준비하는 단계이다. 중국은 지난 4, 5년간 연착륙을 하고 있다. 갑자기 경착륙할 가능성은 적다. 위기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발생한다. 이로 인해 공황이 생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지난 몇 개월 간 자본시장의 폭락은 과열에 따른 경착륙이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이미 오랫동안 연착륙이 진행 중이었다.”

_중국 경제에 문제가 없다면 인민은행은 왜 지준율과 금리를 계속 내리고 있다.

“중국 경제에 문제가 없다고 하진 않았다. 연착륙을 하면서도 해결해야 하는 각종 문제들이 있다. 중앙은행이 지준율과 금리를 내린 것은 이전에 취했던 긴축 조치에서 빠져 나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일종의 출구 전략이다. 결코 경기 확장 정책이 아니다. 중국은 2011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부양책을 거둬 들이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가 이미 과열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후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썼다. 부동산 구매 제한이 대표적이다. 돈이 있어도 부동산을 살 수 없게 했다. 투자 제한, 통화 제한 등의 조치도 취해졌다. 이에 따라 지급준비율이 20%까지 올라갔다. 어느 나라의 지급준비율이 이렇게 높은가. 따라서 최근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내린 것은 이러한 긴축 정책을 해소한 것이다. 금리도 그렇다. 연 3%대가 낮은 것 같지만 일부 국가의 마이너스 금리를 감안하면 얼마나 높은 것인가. 중국은 긴축 정책을 쓰면서 금리가 6%, 일부에선 9%까지 올라갔다. 이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경기 부양책은 유동성을 증가시킨다. 화폐 공급량도 늘어난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다. 화폐 공급량도 부족하다. 지급준비율을 낮춰 유동성을 증가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화폐 공급량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사실 중국은 외환 보유고가 수천억달러씩 늘어야만 한다. 그런데 최근 외환보유고는 오히려 감소했다. 지급준비율을 낮춘 것은 유동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게 아니라 유동성 부족을 피하기 위해서다. 지금 중국 기업들은 영국 등 해외로 투자를 늘리고 있고 중국인은 한국 등 외국으로 여행가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위안화를 달러화로 바꿔야만 하고 이 때문에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점점 줄고 있다. 따라서 지급준비율을 낮춘 것은 과거의 긴축 정책을 해소한 것이지 경기 부양책을 쓴 게 아니다. 더구나 지금 중국 경제는 냉각되고 있다. 상황이 바뀌면 정책도 이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사실 다른 나라들의 지급준비율은 훨씬 더 낮다. 화폐 정책은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위한 조치다.”

_지난 8월 1위안 당 190원에 육박했던 환율이 최근에는 170원대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의 위상이 커지고 있는데 위안화는 평가 절상이 맞는 것 아닌가.

“지난 2년간을 돌아보자. 모든 화폐들이 달러화에 대해 평가 절하됐다. 그러나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변하지 않았다. 결국 위안화는 위안화를 제외한 다른 화페들과 비교할 때 크게 평가 절상이 된 셈이다. 위안화의 평가 절하는 사실상 지난 2년 간의 이러한 지나친 평가 절상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바로 잡는 방식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잡는 것은 필요했다. 중국은 또 그 동안 달러화만 기준으로 삼아 위안화를 관리해 왔는데 이젠 다른 화폐들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바구니에 달러화만 담을 수는 없다.”

_중국 증시 전망은.

“안정됐다. 너무 빨리 오르지 않길 바란다.”

글ㆍ사진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판강 인민은행화폐정책위원은

1953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태어난 판강(62) 위원은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이다. 허베이(河北)대 경제학과를 나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뒤 중앙화폐정책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부회장, 중국개혁재단 이사장, 국민경제연구소장, 중국종합개발연구원장, 베이징대 HSBC 비즈니스학원 교수 등도 겸임하고 있다.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릴 ‘2015 차이나 포럼’에서 ‘전환기의 중국경제,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강연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