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동대문 DDP에서 엿새간 진행된 2016 SS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수많은 화제를 뿌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패션계의 거장 진태옥, 장광효, 루비나, 지춘희 컬렉션은 물론, 제너레이션 넥스트에서는 신진디자이너의 열정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진행됐고 일반 사람들도 런웨이가 될 수 있었던 스트리트 무대 등은 패션피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미리 만날 수 있었던 2016 SS 패션은 빠르게 변화되는 삶의 속도와 닮아 있었다. 디테일은 자유분방했고 소재는 믹스매치의 진수를 선보였다. 컬러는 파스텔 화이트 등 봄여름의 가벼운 질감에 충실했으며 남성복은 더욱 다양해진 디자인으로 풍요로운 내년 봄여름을 기약했다.
남성복 ‘팬츠는 짧게 셔츠는 길게’
새로운 시도와 감각적인 디자인의 조화로움이 돋보이는 브랜드 문수권은 이번 16SS 컬렉션의 주제로 ‘귀어(歸漁 )- GUIEOH’를 선택했다. 도시생활을 뒤로 한 채 어촌의 부흥을 위해 어촌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산지의 싱싱한 수산물을 SNS를 통해 실시간 1인 마케팅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트 있게 풀어냈다.
이번 컬렉션은 오프 화이트, 베이지, 레드, 네이비, 블랙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여 세련미를 느낄 수 있게 하였으며, 오렌지와 그린, 핑크, 블루 컬러의 PVC 반사 테이프를 사용하여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이는 16SS 디그낙(D.GNAK) 컬렉션은 명백히 다른 문화인 동양의 아방가르드 한 감성과 서양의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감성에 맞게 매치하여 디자인되었다. 왕을 상징하는 퍼플 컬러를 포인트 컬러로 사용하여 한국의 미를 나타내었고, 서양 문물인 현대인의 남성복을 표현하는 컬러인 블랙, 그레이,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사용했다.
여성복 ‘잠옷패션, 팔랑이는 시폰’ 거리점령을 예고
로우 클래식의 2016 SS 컬렉션은 남녀 간 성에 눈 뜬 소녀의 모습을 아티스트 ‘민조킹’씨의 과감하지만 구조적인 드로잉에 접목시켰다. 또한 디자이너 이명신만의 감성이 담긴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더해져 미성숙한 여성의 모습을 완성했다.
박춘무의 이번 시즌 컬렉션은 대비(陰陽)의 개념에 접근하였다. 의도 없이 형성된 소재와 컬러의 믹스로 편안한 실루엣과 함께 동서양의 조화를 이루는 자유로운 콘셉트로 진행되었다. 특히, 전통등불인 청사초롱에서 모티브를 얻은 청홍색과 데무만의 모노톤이 오버랩되어 기존과는 차별화된 다채로운 컬러들의 조화를 선보였다.
로켓런치의 주제는 ‘Declaration of Idiot’로 80년대 한국 영화 ‘바보선언’에서 영감을 받았다. 영화의 실험정신과 유머, 메시지, 비주얼 등을 녹여낸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영화 속 여주인공이 보여준 프레피룩에 로켓런치의 감각을 더해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블루, 핑크, 화이트, 레드, 그린 등 원색적인 컬러에 PK셔츠, 시어서커 스트라이프 원단 등을 사용하여 독창적이면서 유쾌한 컬렉션을 진행했다.
서로 다른 가치가 더해지고 결합되며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가가치를 다양한 소재 및 디테일의 결합과 재구성을 통해 보여준 더스튜디오케이는 수학기호와 FUNCTION BOX, 화살표 모티브를 사용한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고감도 컬렉션을 완성했다.
원단의 믹스와 번아웃, 실크스크린, DTP 등의 기법을 통해 텍스타일에 다양성을 부여했고 시그니처 컬러인 네이비와 블루와 핑크, 그린, 머스타드, 그리고 데님이 더해져 감각적인 팔레트를 완성해 모던한 느낌을 주었다.
2016 SS 신진디자이너의 무한 가능성을 엿보다
2000년 시작된 서울컬렉션은 대한민국 패션 산업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이며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신진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으로 독립 브랜드 1년 이상 5년 미만의 디자이너들이 진행하는 컬렉션으로 차세대 디자이너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회화 작가 한재열의 강렬한 색감과 터치, 드로잉이 돋보이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한현민의 뮌은 클래식을 바탕으로 테일러링에 기초를 둔 남성복과 파워풀한 매니시 무드의 여성복을 보여주었다.
이번 2016SS로 다섯 번째 컬렉션을 보여준 페더딘 인 펄의 김도영은 런던의 펑키한 문화와 남자들만의 거칠고 투박한 밀리터리를 좀 더 순수하고 여리게 표현하려고 했다는 디자이너의 말처럼 ‘로맨틱함을 가지고 있는 상남자’ 스타일로 주목 받았다.
알쉬미시트 디자이너 원지연, 이주호는 오리엔탈리즘을 테마로 잡고 일본의 유명 작가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대표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의 이미지를 그들의 스트리트풍 의상에 접목시켰다. 유저의 디자이너 이무열은 전체적으로 중성적인 핏의 오버사이즈 의상에 전자회로를 그래픽으로 형상화한 과감한 패턴을 시도해 신진 디자이너의 도전 정신이 돋보였다.
‘남자 옷을 좋아하는 여자를 위한 디자인’을 브랜드 컨셉으로 하고 있는 더 클라이막스의 이지원은 심플하고 웨어러블하면서도 디자이너가 보여주고 싶은 디테일이 드러난 한결 성숙된 쇼를 보여주었다.
뷰티한국 패션팀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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