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필진 구성부터 현장보급까지 속도전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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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필진 구성부터 현장보급까지 속도전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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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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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범(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2일 같은 당 문대성 의원과 함께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교육부에 전달할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의견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세종=연합뉴스/그림 2박홍근(왼쪽 세 번째부터) 도종환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2일 교육부 세종청사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지를 전달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역사학계와 교사 학생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확정고시를 이틀이나 앞당겨 3일 강행키로 하면서 관심은 향후 제작 일정에 쏠리고 있다. 2017년 2월까지 ‘집필진 구성→집필→ 심의ㆍ수정→검수→현장보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완료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까닭이다. 밀실편찬에 따른 편향성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확정고시 이후 늦어도 이달 말쯤에는 역사 국정 교과서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집필진 구성은 교과서 제작을 전담하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이달 중순까지 위촉, 공모 방식으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집필의 뼈대가 되는 편찬 준거도 마련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기대와 달리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집필진 구성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58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진보 보수를 망라한 전국 28개 역사학회는 국정교과서 집필거부를 선언한 상태다. 이명박 정부시절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마저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등 노장청의 학자들 대다수는 국정화에 부정적이다. 역사학자 가운데 집필 위촉 또는 공모에 응할 학자가 거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사실상 공모를 통해서는 양질의 검증된 필진을 찾기가 어렵고, 학자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는 집필 위촉에 응할 교수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필진을 구성해 교과서 제작에 돌입하더라도 그간 반복된 정부의 ‘깜깜이 행정’을 고려할 때 편향된 교과서가 나올 것이란 우려 역시 높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27일 긴급브리핑에서 “대표집필자들만 공개하고 나머지 필자들의 공개 여부는 국사편찬위원회에 맡겨달라”며 사실상 비공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2일 언론에 “이전 사례로 봤을 때 집필하는 분들에 대한 언어폭력 행사 등 불법적 행태에 대한 차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비공개 방침에 힘을 실었다. 이런 추세라면 고대ㆍ중세ㆍ근현대사 등 시대별 대표 필진 5~6명을 제외한 나머지 집필자들은 결국 뉴라이트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역사학계는 보고 있다.

교과서 집필과정에서 수정ㆍ심의를 맡게 되는 심의위원회 구성 역시 위원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명분으로 ‘밀실 심의’ 행태가 재현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009년 금성교과서, 2013년 교학사교과서 사태 때 저자들이 정부의 수정명령에 반발해 심의 위원 명단공개를 요구했지만 묵살한 바 있다.

교육부는 1년의 집필 기간을 거쳐 내년 11월말 집필을 최종 마무리한 뒤, 이듬해 봄학기부터 이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촉박한 일정으로는 교과서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한 사전 현장검토가 이뤄질 수 없다. 때문에 정부는 초안이 완성되는 즉시 온라인에 공개해 검증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한철호 역사교육과 교수는 “현 정부 첫 국정 역사 교과서인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가 지난해 시범학교 교육을 통한 검토를 거쳤는데도 2,000개가 넘은 오류가 발견됐다“면서 “필수 제작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만큼 오류투성이 교과서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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