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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 최악 시나리오 벗어나 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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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 최악 시나리오 벗어나 진일보”

입력
2015.11.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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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첫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일본 내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2일 본보와 통화에서 위안부 후속협상과 양국 정상회담 정례화 등으로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

한일간 최대 난제인 위안부 문제 타결을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한 느낌이다. 예고된 바와 달리 1시간이상 대화했고 아베 총리는 ‘교섭 가속화 의견 일치’를 말했다. 매우 적극적 태도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혀 합의 없이 너무 솔직하게 얘기해 기분 나쁘게 헤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얘기하면서 현실적 내용이 오갔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하자’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한중일, 한일 연쇄 정상회담은 한국외교에게도 중요한 대목이었다. ‘중국경사론’에 대한 의혹해소가 시급했다. 그 점에서 한일정상회담을 잘 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한국 내 위안부관련 시민단체가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외교적으론 성공적이다. 실제 위안부 협상이 연내 해결되리라고 두 정상이 믿진 않았을 것이다. 이 정도면 과제도 남았지만 희망도 남겼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

위안부 문제는 법적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게 일본정부 기본입장이지만 분위기는 조금 바뀐 것 같다. 한국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두 정상이 속도를 내기로 합의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회담 후 일본기자들 질문에 응한 아베 총리의 표정이 아주 밝지는 않았지만 협상의지를 명확히 했다. 아베 총리는 ‘전후70년 담화’ 때도 그랬지만 기대수준을 낮춰놓고 실제론 좀 진전된 결과를 끌어내 평가 받는 전략을 쓴다. 이번에도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진일보한 느낌을 갖게 됐다.

향후 일본정부가 뭘 해야 한국정부와 한국사회가 납득할 지가 계속 관건이다. 그게 명확해야 타협할 수 있다. 두 정상이 서로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을 것이다. 한일 양국정부가 공동으로 뭔가를 하는 방안이 아닌가 싶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

박 대통령이 위안부 이슈 ‘올해안 해결’을 일본언론에 얘기했는데 아베 총리가 화답해 서로 배려했다. 과거 아베 총리의 한국어 인사에 반응이 없었던 박 대통령이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이 부분이 일본 국민의 눈길을 끌었다. 역사문제와 별도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협의를 했다. 한일 관계를 ‘투트랙’으로 이행하기로 두 정상이 확인한 것이다.

남은 2달간 위안부 실무협의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무엇보다 정식 한일정상회담을 적기에 열어 맥을 잇는 게 중요하다. 내년 가을쯤 일본에서 3국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1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그전 내년 봄에는 국제회의든 상대국 방문이든 계기를 잡아 정식 회담을 해야 한다. 박 대통령으로선 당장 일본방문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면 교차방문의 원래 순서대로 아베 총리가 내년 다시 한국에 가는 것도 좋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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