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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찬룽 런민대 교수 “김정은 내년이 방중 이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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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찬룽 런민대 교수 “김정은 내년이 방중 이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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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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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찬룽 중국 런민대 교수가 최근 베이징의 연구실에서 한중 협력과 북중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진찬룽 중국 런민대 교수가 최근 베이징의 연구실에서 한중 협력과 북중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진찬룽(金燦榮ㆍ53)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년쯤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을 갖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전망했다.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15 차이나 포럼’에 연사로 나서는 진 교수는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본보와 만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추진할 사업엔 한국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고도 귀띔했다. 푸단(復旦)대를 나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석사, 베이징(北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중국국제관계학위 부회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특약연구원, 중국개혁개방포럼 상무이사, 중국국제공공관계협회 이사 등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5중전회)가 폐막됐다.

“이번 회의는 공식적으로는 제13차5개년(2016~2020년) 계획을 짜는 게 가장 큰 임무였다. 그러나 학자들은 지도부 교체 등 주요 인사의 변동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미 시 주석이 집권한 지 3년이 됐다. 반(反)부패 투쟁 과정에서 100여명의 장차관급 간부가 낙마하며 그 자리를 채워야만 한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느 자리를 맡았는지 확인돼야 한다. 정치 권력의 변화를 반영할 것이다. 1960년대 이후 태어난 ‘60허우(後)’의 전면 부상도 눈에 띈다. 시 주석의 신임을 받은 이들, 능력을 검증 받은 이들이 새롭게 중용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4자 성어는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구상)인 것 같다.

“시 주석의 총목표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다. 대내적으로는 ‘2개의 100년’이란 목표가 있다.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小康)사회(의식주 걱정없는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해 1인당 국민 소득 1만달러 수준을 만들고,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이를 3만 달러까지 올리겠다는 게 내용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국특색대국외교를 통해 중국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게 시 주석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는 신형대국관계를 추진하는 한편 주변국들과는 양호한 환경을 조성,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 정책들을 펴고 있다. 일대일로도 이러한 정책 중 하나이고 중국특색대국외교의 한 부분이다. 일대일로에는 4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2011년7월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 회귀’를 선언함에 따라 이에 대응해야 했다. 이후 중국은 남쪽과 동쪽에서 큰 압박을 받았다. 북쪽엔 러시아가 있다. 중국 입장에선 서쪽에서 탈출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둘째, 국내 균형 발전을 위해서다. 지난해 상하이(上海)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구이저우(貴州)성의 3배를 넘었다. 심각한 지역 불균형이다. 셋째, 중국 제조업의 생산 과잉을 해소해야 한다. 넷째,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일대일로에는 이미 56개 국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도 촉진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신형대국관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신형대국관계는 적어도 미중이 싸우는 건 피하자는 것을 최저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은 기성 대국이고 중국은 신형 대국이다. 양국의 긴장 관계는 당연하다. 백악관과 중난하이(中南海ㆍ중국 최고지도부 집단 거주지역)의 개인적 친분과 상관없이 구조적 긴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양국은 이미 수퍼파워다. 양국 간 전쟁은 단지 양국의 재난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남중국해 문제에서 양국의 충돌은 점점 심해지는 양상이다.

“2차 대전이 끝난 뒤 1946년 국민당 정부는 일본에게서 남중국해의 시사(西沙)군도와 난사(南沙)군도를 모두 돌려 받았다. 그런데 이후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이 중 일부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은 이들 나라가 현상을 변경하려 한다고 여긴다. 그런데 미국은 중국이 현상을 변경하려 한다며 개입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러나 일대일로는 주로 중국의 서쪽과 남쪽이 주요 방향이고 동쪽은 없다.

“단기적으로 볼 때 일대일로는 서쪽과 남쪽에 집중될 것이다. 동남아와 남아시아, 중앙아시아가 주요 대상이다. 한국을 비롯한 동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뤄질 것이다. 사실 중국은 한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를 시행하는 데 더 큰 관심이 있다. 나아가 한중일 FTA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태도가 개선될 경우 투먼장(圖們江ㆍ두만강) 개발도 추진될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일대일로와 한국을 어떻게 연결할 지에 대해선 명확히 얘기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추진할 일대일로의 구체적 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다. 한국은 기술과 경험이 있고 관리 능력도 있다.”

-2년 여간 북중간 고위급 교류가 끊긴 뒤 최근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했다.

“북중 관계는 이전에 비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중간엔 근본적인 의견 불일치가 존재한다. 중국은 북핵을 결연하게 반대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헌법에도 핵 보유국을 명시했다. 북중 간 신뢰도 전과 같지 않다. 김 제1위원장은 매우 친서방적 인물인 것 같다. 그는 미국 프로농구 선수를 초청했고 할리우드 영화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방을 좋아한다. 그는 중국을 신뢰하지 않고 중국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도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그의 부친에 비하면 낮을 수밖에 없다. 중국도 변했다. 새 지도부는 북한과의 특수한 혈맹 관계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오히려 북중 관계를 평범한 다른 나라와의 관계처럼 정상화하기를 원한다. 결국 북한은 ‘중국화’를 버렸고, 중국은 ‘특수화’를 버린 셈이다. 최근에는 북중 관계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 북한은 ‘중국화’를 지양한 채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과 관계를 개선하려 해 봤지만 결국 중국만큼 북한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국도 더 이상 북한을 특별하게 대접하는 ‘특수화’는 지양해야 하나 이것이 북중 관계의 악화로 치달아선 안 된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더 이상의 악화를 막고 정상적이면서 안정적이고 건강한 북중 관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류 상무위원을 보내, 관계 정상화를 도모한 것이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위성 발사나 핵 실험을 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힘이 작용한 것인가.

“중국은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분명히 반대했다. 말로 반대한 것 외에 중국은 많은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류 상무위원을 보내 원조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 북한이 최종적으로 왜 미사일 발사나 핵 실험을 안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이 한 일이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외교상의 수단이나 경제상의 지원, 안보상의 보장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핵 보유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중국의 핵 우산이 필요하겠는가.

“북핵은 아직 쓸 수 없는 단계다. 세 차례의 실험만으로는 완전한 핵무기를 가졌다고 할 수 없다.”

-김 제1위원장은 언제 방중할 것으로 보나.

“그가 방중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언제 방중할 지는 더욱 알 수 없다. 다만 내년에 방중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시 주석은 2017년 첫 번째 5년 간의 임기가 끝난다. 만약 그 때까지 김 제1위원장이 방중하지 않는다면 이는 북중 관계의 파탄을 의미한다. 첫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보다는 내년이 낫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김 제1위원장의 방중이 가능한가.

“그래서 올 수 있을지, 언제 올 지 모른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북한에 핵을 포기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게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르는 일이다. 많은 국가들이 이미 핵을 포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리비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이 그런 예다. 북한은 작은 나라다. 사실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군사적으로 몇 분 안에 해결할 수도 있다. 전략상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 할 뿐이다. 북핵은 북한의 안전 보장에 아무런 효과도 없다. 장기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북한은 개혁 개방을 통해 다른 나라들과 더 많은 친구를 만드는 게 안전 보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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