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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아베 ‘위안부 문제’ 뜨뜻미지근한 절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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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아베 ‘위안부 문제’ 뜨뜻미지근한 절충

입력
2015.1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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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아픈 역사 치유 계기” 강조에 아베 “새로운 미래 구축 노력”

서로 방점 다른 외교적 수사… 日정부 사과 등 세부해법 제자리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환한 미소와 달리 박 대통령의 웃음에 상당한 절제가 엿보인다. 홍인기기자 hi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환한 미소와 달리 박 대통령의 웃음에 상당한 절제가 엿보인다. 홍인기기자 hi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 간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예상대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채 외교적 수사에 그쳐 알맹이 없는 합의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되는 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도 일본 기자들을 만나 “국교 정상화 50주년임을 염두에 두면서 될 수 있는 대로 조기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가속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날 처음으로 아베 총리와 60분 동안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38분 간 확대 정상회담에서도 머리를 맞댔다.

3년 반 만에 재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한일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방향성에 공감하고 의지를 확인함으로써 관계 진전을 위한 상징적 전기는 마련됐다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점에 양국이 의미를 부여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연내 한일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현안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의지를 서로 확인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규현 수석은 “그간 정체된 양국 간 과거사 관련 현안 해결을 도모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진지하게 모색했다는 것에 이번 회담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일 정상은 위안부 문제의 구체적 해법을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서는 여전히 커다란 인식차를 드러냈다. 특히 두 정상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죄, 재정 지원 등 세부 쟁점에서는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담이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는 대승적이고 진심 어린 회담이 돼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역사 문제 진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박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며 과거보다는 미래에 방점을 뒀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체결 등 동아시아 지역 경제 통합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과 관련해 두 정상은 한국이 추가 가입을 결정하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입장을 정리해 일본의 가입 찬성 입장을 명시적으로 얻어내지는 못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핵 문제에 대한 한일,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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