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본격적으로 시행된 계좌이동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계좌이동제란 주거래은행 계좌에 연결돼 있는 여러 개의 자동이체를 온라인으로 한 번에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a href="http://www.payinfo.or.kr">www.payinfo.or.kr</a>)를 통해서만 계좌 변경이 이뤄진다.
시행 첫 날, 실제 계좌이동을 신청한 고객을 포함해 페이인포 홈페이지 조회수는 18만4,000건에 육박했고, 계좌 변경은 2만3,047건에 달했다.
시행 둘째 날인 2일 페이인포 접속자 수는 2만9,467명으로 첫날 접속자수(18만3,570건)의 6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변경은 1만1,470건으로 첫날보다 9,438건 줄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첫날은 호기심 때문에 사이트에 많이 들어왔지만, 오늘은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사람들만 접속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예상 밖 관심에 긴장한 은행권
계좌이동제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뜨거운 이유는 기존 은행들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계좌이동제와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주거래은행을 변경했거나 변경하고 싶어했다는 응답자가 51.2%에 달했다. 주거래은행을 실제로 변경했다는 답변은 17.8%, 변경하고 싶었으나 못했다는 답변은 33.4%였다.
은행들이 제공하는 우대금리 등 유인책에 대한 관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앞세운 패키지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고객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은행들은 고객들의 이런 반응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계좌이동제에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관심을 둔 것 같다"며 "각 은행의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시행 초기 붐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서비스가 첫 시행이기 때문에 수요를 예측할 수 없었다"며 "특정 은행에 크게 실망하는 일이 없으면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 역시 "은행 서비스가 대부분 비슷한 상황에서 고객들이 움직이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추가 혜택으로 고객 쟁탈전 재점화
은행들은 계좌이동제 시행 전부터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각종 주거래 고객 우대 상품을 쏟아냈지만 이에 더해 추가 혜택을 내놓음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ONE통장' 가입 후 자동이체를 등록하는 고객을 위해 3개의 이벤트를 마련했다.
먼저 'KB국민ONE통장·적금'에 신규가입하고 30일까지 계좌를 유지하는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KB 기프트 카드 100만원, 신세계 상품권 10만원 등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금융결제원 페이인포를 통해 신규 변경한 고객과 KB국민은행의 모든 입출금통장으로 아파트 관리비, 지로 등 자동이체를 신규 등록한 고객에게도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우대혜택과 사은품을 제공하는 '첫거래 고객 이벤트'를 12월 31일까지 실시한다.
이 이벤트는 지난 달 30일 현재 우리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고객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우리은행 입출금식 통장과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발급 고객에게 3개월간 수수료 무제한 면제 및 대출금리 0.3%포인트 인하, 환전 80%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또, 첫 거래 고객을 겨냥한 적금상품을 출시해 연 0.3%의 금리를 준다.
KEB하나은행 역시 주거래 통장 고객 확보를 위해 '사업자 주거래 우대통장'을 출시하면서 개인사업자로 혜택 대상을 확대했다.
이 통장은 그동안 분산됐던 각종 우대 혜택을 한 번에 모아 수수료 면제 혜택을 확보하고 면제 대상 요건도 완화시킨 개인사업자 전용 통장으로, 신용카드 가맹점주뿐만 아니라 일반사업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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