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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기 공중에서 분해” 격추에 사고원인 힘실리나

입력
2015.11.0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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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집트 당국자들이 시나이 산악지대에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1일 이집트 당국자들이 시나이 산악지대에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지난 31일 추락해 탑승객 224명 전원이 사망한 러시아 코갈림아비아(메트로제트) 소속 여객기가 지면에 충돌하기 앞서 높은 상공에서 이미 부서진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당국이 2일 발표했다. 특히 메트로제트 항공사는 자체조사를 통해 “외부로부터의 충격이 추락의 유일한 설명”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고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IS의 또 다른 항공기 테러를 우려하는 전 세계 여행객들의 공포감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러시아 메트로제트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기의 사고 현장 및 잔해를 조사 중인 알렉산드르 네라드코 러시아 항공청장은 “사고기의 잔해들이 약 20㎢에 걸쳐 넓게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때 항공기가 높은 고도의 공중에서 파괴되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당국의 전언을 인용해 “기체 뒷부분(꼬리날개 부분)이 나머지 동체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추락해 있었다”라며 역시 추락 전 기체 파손 가능성을 언급했다. 막심 소코로프 러시아 교통장관은 “기체가 9,100m 상공에서 비행 중 갑작스럽게 빠른 속도로 추락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상공 폭발 혹은 격추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다만 항공기의 공중 분해가 반드시 외부 충격으로 인해 빚어지진 않는 만큼 당초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기체노후가 추락의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WP는 “2002년 225명의 사망자를 낸 중화항공 보잉 747기 추락 사고의 경우 이번 러시아기 사고와 비슷한 유형의 잔해를 남겼지만 이후 조사 결과 금속 피로에 따른 기체 균열로 공중 분해가 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WSJ은 “사고기가 2001년 카이로 공항 활주로에서 꼬리가 부딪히는 ‘테일 스트라이크(Tail Strike)’를 겪은 적이 있다”라며 “1985년 일본항공의 보잉 747기가 운항 중 격벽이 부서지며 520명이 숨졌는데 당시 이 항공기도 과거에 심각한 테일 스트라이크를 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메트로제트 항공사의 알렉산데르 스미르노프 부 총국장은 이날 “여객기의 추락 원인으로 기술 고장이나 조종사 실수를 배제한다”면서 “외부로부터의 충격이 추락의 유일한 설명”이라고 말하며 IS에 의한 격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외부 충격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스미로노프 부 총국장은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더 상세한 내용을 말할 수는 없다”고 회피했다.

이처럼 IS의 공격 등 외부충격이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떠오르면서 러시아 당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격추가 사고 원인으로 확인될 경우 IS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거센 반전 여론에 부딪혀 궁지에 몰리게 된다. WP는 “러시아 정부가 서둘러 항공기들의 안전규정 위반 여부를 긴급점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집트 당국은 1일 사고기 잔해로부터 블랙박스와 음성녹음장치를 수거해 분석 중으로 조만간 외부 공격에 의한 격추인지, 아니면 정비불량 혹은 기체 노후에 따른 추락인지 사고 원인이 드러날 전망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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